추락을 거듭하던 FC 서울이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최용수(38)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것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최 감독 대행은 황보관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난달 26일 서울의‘조타수’로 긴급 호출됐다. 거친 풍랑 속에서 키를 쥔 최 감독 대행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였다. 그러나 서울은 지난달 30일 제주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었고, 4일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 경기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K리그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 회복을 알렸다.
서울은 8일 오후 3시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상주 상무와 격돌한다. 정규리그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불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돌풍의 상주와 사령탑 교체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서울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9라운드의 백미로 꼽기에 모자람이 없다.
상주는 8라운드에서 수원을 1-0으로 꺾었다. 서울마저 제압할 경우 ‘메가톤급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시즌 초반 치고 받는 난타전 끝에 승점을 쌓았지만 최근에는 탄탄한 수비력이 돋보인다. 지난달 2일 제주전(3-3) 이후 정규리그 4경기에서 누구도 상주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서울은 상주전에서 승리할 경우 올 시즌 원정 경기 무승 사슬(2무2패)까지 깨뜨리게 된다. 골 가뭄으로 고심했던 서울은 최 감독 대행 부임 이후 화약고에 불이 붙었다. 특히 데얀의 폭발력이 가공할 만 하다. 제주전에서 고명진의 결승골을 배달했고, 알아인전에서는 2골 1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이 적으로 재회한다는 점도 흥미를 높인다. 상주 중앙 수비의 핵 김치곤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서울에서 활약했고 이종민, 김치우, 최효진은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 후 입대했다.
7일 오후 6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대결도 팬들의 눈을 끌기에 충분하다. 1996년 창단 멤버로 지난해까지 수원 골문을 지킨 골키퍼 이운재(38ㆍ전남)가 이적 후 처음으로 수원 그라운드를 밟는다. 이운재의 아성을 넘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었던 정성룡(26ㆍ수원)과의 맞대결 결과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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