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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민주… "韓·EU FTA 통과 수수방관" 지도부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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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민주… "韓·EU FTA 통과 수수방관" 지도부 비난

입력
2011.05.0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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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후폭풍으로 민주당 안팎이 소란스럽다. 당내에서는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와 주도권 다툼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지키기 위해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고 해명하지만, 민주노동당 등은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강행처리를 방치했다"면서 도리어 민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민주당은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은 꼴이 됐다.

당내 불만은 지도부를 향하고 있다. 지난 2일 여야정이 FTA 비준안을 처리키로 합의하는 과정에는 수수방관하던 지도부가 본회의를 코앞에 두고 우왕좌왕하는 갈지(之)자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9인의 최고위원 중 손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제외한 7명이 합의 파기를 주장한 대목에서는 손 대표를 향한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비주류의 '딴지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손 대표가 분당에서 승리한 뒤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하자 위기감을 느낀 비주류 주자들이 방해 공작을 펴고 있다"며 "최고위원이 아니라 최저위원"이라고 비주류 측을 비난했다.

손 대표의 지도력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전날 심야 의원총회 과정에서 천정배 최고위원은 "협상단이 최고위원회 뜻과 전혀 다른 합의를 했다"며 "최고위원들의 문제지만 그 정점에는 대표가 있다"고 손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결국 FTA 비준안은 가결됐고 어렵게 합의된 두 가지 (부수) 법은 실종됐는데 누가 600만 소상인, 300만 농민 피해를 책임지겠습니까"라며 "(처리 과정에)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해 본회의 불참을 최종 결정한 손 대표에게도 에둘러 불만을 표시했다.

진보 진영도 민주당에 불만을 터트렸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멍석을 깔아 주고 집에 가 버려 강행 처리의 빌미를 줬다"며 "민주당이 야권연대의 핵심인 정책연대를 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4ㆍ27 재보선 이후 민주당이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분당을 재보선에서 중산층 지지를 업고 승리한 뒤 중도와 진보 사이에서 고심하는 손 대표에게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손학규 정치의 색깔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지난해 대표 취임 직후 지지율이 급상승하다가 하락한 상황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손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충분한 보완 대책 없이 한∙EU FTA를 통과시키는 것은 중산층의 바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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