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왜?(전 2권)/임종욱 지음 /자음과모음 발행ㆍ각 416쪽ㆍ각 1만3,000원
1936년 돌연 일본으로 떠난 천재 작가 이상은 이듬해 4월 17일 일본 도쿄(東京)제국대 부속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불온사상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34일간 옥살이를 하다 병보석으로 풀려난 다음 날이었다. 그가 도쿄에서 어떤 생활을 했고 왜 그렇게 숨졌는지는 명확치 않다.
작품 만큼이나 그 생애 역시도 비의적인 까닭에 이상을 다룬 작품이 적지 않게 나왔는데 임종욱(49)씨의 신작 장편소설 <이상은 왜?> 은 도쿄에서 머문 마지막 6개월의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춘 가상 역사소설이다. 한문학 박사 출신으로 <황진이는 죽지 않는다> 등의 역사소설을 쓴 작가는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이상의 마지막 나날을 상상했다. 임씨는 "우리가 이상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그의 삶은 끊어진 부분이 많다"며 "이상은 조선총독부에서 건축기사로 근무했다는 확실한 신분이 있고 폐결핵까지 앓았는데 한 달 넘게 구금된 것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황진이는> 이상은>
소설가 정문탁이 이상의 비밀을 파헤치는 2009년 현재 시점과 이상이 살았던 일제강점기를 오가며 추리소설적 기법으로 이상의 마지막 6개월을 재구성하는데 이상이 독립운동에 관여했다고 보는 것이 핵심적 상상이다. 이상이 천왕 암살을 위해 도쿄에 잠입한 항일 테러리스트 까마귀를 만나고 그의 부탁으로 암호가 적힌 시를 써 경성에 보내면서 일제의 감시를 받게 되는 것. 현재 시점의 주인공 정문탁도 재일동포 3세가 살인 누명을 쓰게 되는 사건에 연루된다. 작가는 다양한 인물의 시점을 교차시키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 간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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