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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 이후/ 오바마 "빈 라덴 시신 사진 공개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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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 이후/ 오바마 "빈 라덴 시신 사진 공개 안한다"

입력
2011.05.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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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마 빈 라덴의 처참한 사후 사진 공개 여부를 놓고 고심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결국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빈 라덴의 죽음을 전세계에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사진 공개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많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머리에 총격을 받은 생생한 사진이 추가 폭력을 선동하거나 선전의 수단으로 떠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진 공개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신원확인에 안면인식과 유전자 감식 등이 이용됐다고 언급하면서 "알 카에다 조직원 사이에서도 빈 라덴이 죽었다는 데 의심이 없다"고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사진은 물론, 비디오 영상물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정에 앞서 백악관 참모와 행정부 각료들에게 시신 사진을 공개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누구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중동의 동맹국들과 이 문제를 협의한 결과 어느 나라도 사진 공개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도 미 대사관 등 해외 공관과 군 기지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을 우려, 사진공개를 반대했다.

하지만 테러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입장을 알리기 위해서는 사진 공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번 작전을 지휘한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우리가 빈 라덴을 추적해 사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폭스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사진 공개를 주장하는 답변이 55%로 반대하는 입장(34%)보다 훨씬 많았다.

의회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존 베이너(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로저스(공화당) 하원 정보위원장, 스테니 호이어(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사진 비공개를 지지한 반면, 색스비 챔블리스(공화당), 린제이 그레이엄(공화당) 상원의원 등은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사진 공개 여부를 놓고 "대통령이 우유부단했다"며 "미국을 파괴하려는 자들에 대한 경고로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NN 방송은 백악관이 빈 라덴 사살 직후 아프가니스탄의 기지 격납고에서 찍은 머리가 심하게 훼손된 사진, 현장급습 사진, 사체를 수장할 당시 사진 등 세 종류의 빈 라덴 사후 사진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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