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다. 자주 다니던 길을 잃고 헤맨다. 집안의 간단한 도구를 다루지 못한다.’
올해 치매 환자가 100명 중 9명(보건복지부ㆍ서울대병원 연구보고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수가 갈수록 늘어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매는 조기 발견을 통해 환자 10명 중 1~2명이 완치될 수 있는데,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벼운 증상이라도 치매를 의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말이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고, 날짜와 시간 감각이 없어지거나, 자주 다니던 길을 찾지 못하는 것 등이 인지기능 변화에 의한 치매 증상이다. 또 행동 증상으로는 예전의 성격이 강해지거나 충동의 조절이 안 되는 경우,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목적 없이 자꾸 움직이는 경우, 또 실제로는 없는 소리나 사물ㆍ사람을 듣거나 보는 경우, 자신의 돈이나 사물을 다른 사람이 훔쳐 갔다고 주장하는 경우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낱말 맞추기, 퍼즐, 장기, 바둑, 책ㆍ신문 읽기, 편지나 일기 쓰기 등이 권장되며, 컴퓨터 사용하기와 가족ㆍ친구들과 대화하기도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도 중요한데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해야 효과가 있으며, 한 번 할 때 20~30분 정도 하고 운동강도는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숨이 다소 차지만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전문가들은 치매환자와 외출할 때는 중간에 휴식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사람과의 교류는 치매 환자의 남아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 한 사교활동을 즐기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치매정보를 담은 ‘국가 치매지식 정보포털(www.edementia.or.kr)’을 지난달 25일 개설했다. 포털에서는 인터넷으로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복지부는 또 신체기능은 비교적 양호하나 간헐적 치매증상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 치매노인’도 일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이달 중 관련 고시 개정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현재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치매 노인은 약 8만2,000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29%에 이르고 있으나, 간헐적 치매 증상으로 가족 수발 부담이 오히려 큰 경증 치매 노인은 등급외자로 분류돼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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