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학수첩이 외부 기관의 도움이나 광고 없이 운영되는, 재정적 자율성을 표방하는 시 전문지 시인수첩을 창간했다. 회사 대표인 김종철 시인이 개인 자금 20억원을 출자해 잡지 기금으로 운영, 시인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출판사 측은 “시 잡지의 비경제성 때문에 원고료를 제대로 책정하지 않거나 원고료 대신 정기구독을 강요하는 그릇된 풍토에서 벗어나 등단 연차에 맞게 시인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인수첩은 김 대표가 발행인을 맡고 편집위원으로는 장경렬 서울대 교수,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 허혜정 한국사이버대 교수, 김병호 협성대 교수가 참여한다.
시인수첩은 2011년 여름호에 실린 창간사에서 “시인들만의 시 전문지가 아닌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시 전문지를 표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창간호에는 ‘이 계절에 만난 시인’에서 김남조 유홍준 시인을 조명하고 정현종 신달자 도종환 황인숙씨 등 시인 12명의 신작을 소개한다. 계간지로 출발한 시인수첩은 앞으로 2년 이내에 월간지로 전환될 예정이다. 문학수첩은 이와 함께 소설 전문지 창간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출판사를 20년간 운영하면서 제대로 된 시 전문지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다”며 “시인의 자존심을 지켜 주면서 척박한 시 풍토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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