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수출 연평균 14억弗늘 듯 농축산ㆍ화장품 등은 타격 우려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7월1일 발효되면 양측간 무역과 투자, 서비스 등 경제 각 분야는 큰 변화를 맞게 된다. 국내 기업들은 자동차, 전기전자 등 주력품목의 대유럽 수출을 크게 늘리고 소비자들은 유럽산 자동차, 와인 등을 좀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전망. 하지만 농ㆍ축산이나 화장품 등 분야의 피해도 예상된다.
품목별 경쟁력 따라 희비 갈려
FTA가 발효되면 양측은 품목별로 합의한 단계에 따라 무관세로 수출입을 할 수 있게 된다. EU 측은 공산품 전 품목에 대해 5년 내 관세를 철폐하고 이중 99%는 3년 안에 없애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3년 내 관세철폐 품목이 96%이며, 일부 민감한 품목은 관세철폐 기간을 7년으로 설정했다.
가장 기대가 큰 곳은 자동차 업계. 연간 1,500만대가 팔리는 EU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 주력인 1,500㏄ 이상 차종에 붙는 10% 관세를 EU가 3년 안에 철폐하면 향후 15년간 수출이 연평균 14억달러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화장품, 의약품, 정밀기계 등 분야는 기술력 높은 유럽산 제품의 가격 인하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15년 간 제조업 분야의 대EU 수출이 연평균 25억2,000만달러, 수입은 21억3,0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느낄 변화도 많다. 당장 유럽산 축산물 가격이 내릴 전망. 25% 관세가 10년 안에 사라지면 현재 국내산의 86% 수준인 EU산 돼지고기 값은 72% 수준까지 낮아진다. 와인과 위스키 값도 내린다. 15%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유럽산 와인은 13% 정도 가격인하 요인이 생기고 프랑스산 외에 스페인ㆍ이탈리아산 와인도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위스키 역시 20% 관세가 3년 안에 없어진다. 벤츠, BMW 같은 고급차 가격도 7.4% 가량 인하요인이 생겨 최소한 5% 안팎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대 시장 확보, 성장률 높일 듯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는 경제규모(2009년 국내총생산 16조4,000억달러)가 미국(14조3,000억달러)보다 큰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 이어 한국과 교역량이 2번째로 많은 교역 파트너다. 그만큼 관세철폐에 따른 무역량 증가에 거는 기대도 크다.
작년 국책연구기관들이 분석한 FTA의 경제효과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0.56% 증가. 가격하락과 소득증대 등을 통한 후생수준도 320억달러에 이르고 일자리도 최대 25만개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EU와 FTA가 성장률을 3.08% 늘려, 한ㆍ미 FTA의 1.28%보다 경제 기여도가 더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아시아 지역 내 수출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에 앞서 EU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외교통상부 최석영 FTA 교섭대표는 "기업들의 수출 증대는 물론, 종합적인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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