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동대행이 부임한 FC서울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FC서울은 올 시즌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선임된 황보관 감독은 지난달 26일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다. 정규리그 7경기 만에 수장을 잃을 만큼 서울의 경기력은 디펜딩챔피언답지 못했다. 황보 전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대행은 “K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고, 부임 2경기 만에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울은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5차전 에서 데얀의 2골을 앞세워 알아인(UAE)을 3-0으로 완파했다. 3승1무1패(승점10)가 된 서울은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서울은 수원과 전북에 이어 올 시즌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K리그 세 번째 팀이 됐다. 서울은 이날 항저우(중국)를 1-0으로 제압한 나고야(일본)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서 뒤져 조 2위를 지켰다. 조 1위를 노리는 서울은 11일 항저우와 원정 최종전을 치른다.
‘챔피언의 자긍심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는 그라운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마스크 투혼을 펼쳤던 이승렬의 모습은 서울의 투지를 단적으로 대변했다. 데얀과 이승렬을 투톱으로 내세운 서울은 중원의 패스워크가 살아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미드필더 고요한이 재치 있는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활짝 열었다. 전반 15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하대성의 크로스를 받은 고요한은 아크 정면에서 아웃프런트 킥을 때려 왼쪽 그물망을 갈랐다.
기선을 제압한 서울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데얀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39분 데얀은 고명진의 왼발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2-0으로 전반을 마친 서울의 매서운 공격은 후반전에도 계속됐다. 후반 26분 데얀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돌파한 뒤 뛰어나오던 상대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헤딩슛으로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데얀은 8분 뒤 ‘헤딩 해트트릭’을 작성할 뻔 했지만 슈팅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3-0 완승 분위기가 무르익고, 제주(2-1 승)전에 이어서 2연승이 눈앞에 다가오자 ‘상암벌’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그리고 최용수 감독대행을 외치는 소리도 높아졌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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