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 "美인터넷기업 DB에 정보기관 언제든 접근 가능"…페이스북 "프로필 공개 과장" 반박
애플 '아이폰'의 위치정보 수집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전 세계 5억명 이상의 회원수를 가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페이스북'이 '첩보도구'(Spying Machine)로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구나 발원지가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다. 스마트시대에 낙오될 수 없다며 경제적인 부담에도 아이폰을 구매하고, 페이스북 회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당연하고 자연스런 과정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어산지는 최근 러시아 뉴스전문채널 '러시아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발명된 것 중 가장 소름 끼치는 첩보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이름, 주소, 위치, 이들간의 대화 내용 등에 관한 가장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고, 미국 정보 기관들은 이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산지는 이어 "페이스북을 포함, 구글과 야후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미 정보기관들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소환장도 필요 없이 정보기관에서 이러한 정보를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게 서로 다른 두 시스템을 이어주는 인터페이스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이 미국 정보기관에 의해 직접 운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적ㆍ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개인 기록을 하나하나 넘기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자동 파악이 가능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에 사용자 위치정보가 고스란히 남겨진 사실이 드러난 뒤 미국에선 이미 수사 기관들이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어산지의 발언은 이용자들의 프로필을 통한 개인 정보 공개를 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포브스가 이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또 "정치적 압력에는 응하지 않지만 적법한 요구엔 응한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한 번도 데이터를 넘기라는 압력을 받은 적이 없고, 법적 요구도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맞서고 있다"며 "정보 공개의 기준은 국가의 법에 의해 결정되며, 이를 우리는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최근 범죄 수사나 소송과 관련, 광범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기업 및 서비스에 대한 사법 당국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SNS에 가입한 경우, 자신의 정보를 관리하는 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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