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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자 80%가 아는 사람, 예방대책은 낯선 사람 방어에 초점" 서울대 포럼…전자발찌·신상공개 등 문제점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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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자 80%가 아는 사람, 예방대책은 낯선 사람 방어에 초점" 서울대 포럼…전자발찌·신상공개 등 문제점 지적

입력
2011.05.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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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재범 방지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대책인 성폭력범죄자 신상공개와 전자발찌 부착, 성충동 약물치료(7월 시행)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포럼 '성폭력 재범방지정책의 최신 동향'에서 김한균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폭력에 대한 여론이 고조되면 각종 법률개정안 등을 제기하며 재범 방지 대책을 내놓지만, 여론의 관심이 줄면 곧 정책 실천 동력을 잃고 충분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 실질적인 재범 방지 효과가 낮다"고 주장했다.

우선 김 연구위원은 올 4월부터 시행된 아동대상 성폭력범죄자 신상공개가 그 취지와 반대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상공개는 기본적으로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성범죄자를 감시하는 것이 목적. 하지만 국내에서 인터넷 공개와 더불어 우편으로 각 가구에 신상 정보를 발송하고 있어 도리어 성범죄자 가족을 사람이 없는 곳으로 내몰아 감시를 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경찰이 성범죄자를 관리하는 영국에서는 한 타블로이드지에 범죄자 자료가 공개되면서 보복성 폭력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며 "잘못된 방식의 공개는 오히려 범죄자 감시와 관리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상습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역시 재범 억제 효과가 낮다는 평가다. 대개는 전자발찌로 성범죄자를 24시간 감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위치 추적만 가능할 뿐 대부분의 성범죄자는 자신의 집 등 익숙한 장소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영미권에서 전자발찌를 처음 도입한 것은 범죄자를 수감할 감옥이 모자라 대체 형벌로 도입한 것이지 우리나라처럼 발찌 자체를 예방 대책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치료인 화학적 거세는 그 전제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성폭력은 주체할 수 없는 성욕 때문에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범죄가 아닌 사회 환경적으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약물 1회 투여비도 24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생각하지 않은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토론에 참여한 이미정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성폭력 예방 대책의 허술함을 문제 삼았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초등학교 주변의 약국이나 문구점 등을 '안전지킴이 집'으로 지정하지만 이들은 아무런 교육을 받지 않은데다, 성폭력의 70~80%가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하지만 이들 대책은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보호'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성폭력 예방 및 재범 방지 등 종합적인 대응을 위해 중장기적인 실천 전략을 구축하고 이를 집행할 전담국가 기구 혹은 관련 기관간 협의 조정체계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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