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오른손 스리쿼터 김선우(34)와 LG 오른손 잠수함 박현준(25)이 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어린이날 시리즈’ 첫판을 열었다.
김선우는 메이저리그를 거친 베테랑이고, 박현준은 3년째인 올해 들어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둘이 선발 맞대결을 펼친 것은 처음이다.
공을 던지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둘의 투구 패턴은 비슷하다. 김선우와 박현준은 최고구속 150㎞짜리 강속구가 주무기이다. 하지만 이날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앞세워 무장해제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LG의 연장 10회 2-0 승리. LG는 지난 3일 두산과의 개막 2차전에서도 7-0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올해 최고의 피칭 VS 데뷔 후 최고의 피칭
김선우는 7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박현준은 9이닝 3피안타 3볼넷 2사구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선우의 7이닝 무실점은 지난달 21일 잠실 넥센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였다. 또 올해 들어 양팀 선발투수 모두 7회 이상 투구한 것은 지난 1일 대구 삼성-한화 경기에서 삼성 배영수(8이닝)와 류현진(9이닝)에 이어 두 번째다.
6과3분의2이닝이 최장 투구였던 박현준에게 9이닝은 데뷔 후 처음, 10탈삼진은 지난해 8월25일 광주 KIA전에 이어 두 번째다. 10탈삼진은 8개 구단을 통틀어 올시즌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으로 5번째다. LG 투수가 9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지난 해 8월18일 김광삼(잠실 한화전 완봉승) 이후 처음이다.
박현준은 총 115개를 던졌고 이중 직구(최고 149㎞)가 49개, 커브가 4개, 슬라이더 38개, 포크볼 24개, 기타 5개였다. 특히 오른손타자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는 포수 조인성이 미트를 대는 대로 꽂혔다. 이날 승리로 시즌 성적은 4승1패 평균자책점 2.50.
경기 후 박현준은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아서 기쁘다. 용택이 형에게 감사한다”면서 “9이닝을 던졌지만 전혀 지치지 않는다. 더 던질 수도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린 시절 별명이 개장수였던 박현준은 LG 이적 후 ‘엘창용(엘지의 임창용)’이라는 기분 좋은 닉네임을 갖게 됐는데, 마침 임창용이 일본에서 한국인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운 날 본인도 ‘생애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고려대 4년 선후배 4번 대결에서 박용택의 완승
9회까지 계속된 0의 행렬은 연장 10회에서 깨졌다. LG 4번 타자 박용택은 2사 2ㆍ3루에서 두산 마무리 임태훈을 두들겨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뿜었다. 박용택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도루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또 결승타 5개로 두산 최준석과 이 부문 공동 1위.
반면 박용택의 고려대 4년 선배인 두산 김동주는 찬스마다 방망이가 헛돌았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시작한 김동주는 4회에는 1루수 파울플라이, 7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동주는 9회 1사 1ㆍ2루에서도 헛스윙 삼진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삼성을 5-1로 제압하고 시즌 첫 2연승을 달렸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6과3분의2이닝 1실점으로 2승째를 챙겼고, 강민호는 2타점으로 활약했다. 대전에서는 SK가 시즌 2승째를 거둔 김광현의 5와3분의1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워 한화를 3-1로 꺾었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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