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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 프리미엄 생수도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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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물… 프리미엄 생수도 잘 나가네

입력
2011.05.0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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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낮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에 위치한‘세계유명생수 워터 바(Water Bar)’.

생수에 관한 설명을 듣고 효능과 가격 등을 고려해 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100여종의 국내외 생수를 판매하고 있는 이 곳은 평일 낮인데도 물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곳에서 판매되는 생수 가운데 중 가장 비싼 것은 미국의 유명인사 패리스 힐튼이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블링블링워터’. 박길영 워터 어드바이저는 “한 병(350㎖) 가격만 7만9,000원으로 매우 비싸지만 꾸준히 찾는 손님들이 있다”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체지방분해 효과를 입증 받은 생수도 연예인들이 배송을 통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전체 매출이 3배 가량 증가한 워터바를 리모델링과 함께 규모도 넓힐 계획이다.

국내 생수시장이 ‘물 만난 듯’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웰빙문화 확산에 따라 물도 선택 가능한 상품이라는 소비의식이 생겨난데다, 최근 구제역 파동과 일본 원전사고 등으로 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 생수 가운데 청정 이미지를 등에 업은 제주 삼다수의 경우 이미 물량이 달리는 귀하신 몸이 됐다. 제주가 구제역 침출수 피해로부터 자유로운데다, 일본발 방사성 물질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며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의 인터넷 쇼핑몰은 삼다수 2 ℓ 제품을 1인당 6병 이상 살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는 현재 삼다수에 허용된 하루 취수한도인 2,100톤을 3,5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독점 유통사인 농심은 삼다수 매출로만 2008년 1,188억원,2009년 1,478억원, 지난해 1,780억원을 올렸다.

일반 생수 뿐 아니라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천연암반수, 탄산수, 해양심층수 등으로 불리는 프리미엄 생수는 칼슘, 마그네슘 등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일반 생수 보다 평균 2~5배 가량 비싸다. 현재 국내시장규모는 300~400억원 대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생수시장은 연평균 20~3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도 속속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남태평양 피지 제도 비티레부(Viti Levu)섬의 지하암반수를 특수 기술로 취수한 ‘피지워터’를 출시했다. SK그룹의 해양심층수 전문기업 파나블루는 지난해 7월 세계 최고 깊이인 수심 1,500m에서 취수한 물로 만든 생수 ‘슈어’를 내놓았다. 이밖에 파리바게뜨 ‘오’(EAU)와 CJ제일제당 ‘미네워터’ 등도 국내 프리미엄 생수시장에 진출했다.

프리미엄 생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난해 생수 수입액과 수입량도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초 관세청의 생수교역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액은 역대 최대인 790만 달러(약 90억원)에 달했다. 수입량도 1만 톤을 넘어서며 2005년에 비해 2배 늘었다. 지난해 생수 평균 수입가격은 ℓ 당 0.93달러. ℓ당 0.50달러인 원유 평균 수입가격보다 2배 정도 비쌌다.

그러나 국내 생수시장이 본격적인 봄을 맞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구제역과 원전사고 등의 이슈에 한껏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실제 지난해 초 CJ엔시티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등 3곳 문을 연 워터카페 ‘드롭새즈드롭’은 시장 진출 10여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실제 매출이 예상 매출의 절반에 그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CJ엔시티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의식은 있었지만, 이 것이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당분간 관련 사업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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