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치러지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중립ㆍ소장파와 일부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황우여(4선ㆍ인천 연수) 의원과 이주영(3선ㆍ경남 창원마산갑)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황 의원과 이 의원은 각각 러닝메이트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친이재오계 안경률(3선ㆍ부산 해운대기장을)ㆍ진영(재선ㆍ서울 용산) 의원, 친이상득계 이병석(3선ㆍ경북 포항북)ㆍ박진(3선ㆍ서울 종로) 의원도 3일 차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로써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당심(黨心)의 풍향을 가늠할 첫 척도인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계파간 힘겨루기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무한 책임론'과 '주류 원내대표 불가론'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황 의원은 "주류 세력의 2선 후퇴는 국민의 명령인데도 계파 대리인이나 영포라인이 선출된다면 당이 변했다고 생각하겠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안 의원은 "주류가 퇴진하면 일은 누가 하느냐, 바둑도 옆에서 훈수를 두면 이길 것 같지만 막상 둬 보면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병석 의원도 "단순히 중간지대에 서 있었다고 '누구는 된다, 안 된다'는 잘못된 시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적절한 원내대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황 의원과 이 의원의 단일화 합의로 '2강(안경률, 이병석) 2약(황우여, 이주영)' 판세는 혼전 속 3강 구도로 바뀌었다. 서로 "1차전에서 끝날 것"이라고 호언하지만 결선 투표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 대표인 안 의원은 조직표에서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병석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영남권 친박계 일부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황 후보는 사실상 지지를 선언한 소장파 초선모임 '민본21'과 친박계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50명 가량인 친박계의 표심이 최대 변수인만큼 표심 구애도 뜨거웠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친박계 표심을 묻는 질문에 친박계에 몸을 담았던 진 의원을 가리키며 "설명하지 않아도 둘이 같이 서 있으면 느껴지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병석 의원도 "학살 공천으로 나타난 18대 총선 공천의 아픈 기억을 바로잡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계 표심이 한 후보로 묶여지지 않는 분위기"라며 "친박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해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측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도 주목된다. 안경률 후보와 이병석 후보가 단일화를 성사시킬 경우 친이계 단일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고 친박계가 결집해 황 의원을 지지할 경우 원내대표직이 비주류에게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이계 두 후보는 1차 투표까지는 각개약진을 한 뒤 결선 투표에서 힘을 모으자고 약속할 수도 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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