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한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주가버블기 혹은 상승장 '끝물'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당국도 이런 빚 투자 증가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빌려준 신용융자 잔액은 6조8,96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2007년6월26일 7조105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증가속도 또한 가팔라 불과 1개월여만에 1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신용융자가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는 개미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 최근 한 달새 코스피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뛰면서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가가 꺾일 경우, 커다란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주가하락에 따른 피해는 물론 이자비용까지 떠안아야 한다.
금감원은 이처럼 주가가 급락할 경우 현재와 같은 신용융자 잔액 급증이 거래자들에게 큰 손실을 불러올 것으로 판단, 신용리스크 관리 모범 규준을 개정하는 등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해 이날 증권사들에 통보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주가하락으로 신용융자를 받은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 납부요구를 통지할 경우 문자메시지(SMS)외에 전화, 이메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팝업 등을 병행해야 한다. 추가 담보 미납으로 증권사가 투자자의 담보증권 등을 임의로 처분(반대매매)해 상환처리 할 때도, 신용제공비율이 아닌 반대매매 금액을 전액상환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이 외에도 신용거래 약정을 체결할 때 위험성 및 반대매매 제도 등을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금감원은 주문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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