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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자 직접 기증 첫 사례… "바람직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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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자 직접 기증 첫 사례… "바람직한 모델"

입력
2011.05.03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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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거나 파괴될 위험에 처한 문화ㆍ자연유산을 시민들이 사들여 보존하는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ㆍ국민신탁) 운동은 1895년 영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졌다. 한국의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은 이를 모델로 2007년 3월 출범했다. 2006년 제정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자산에 관한 국민신탁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동래 정씨 동래군파의 군포시 종택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관리하는 문화유산 중 소유자가직접 기증한 첫 번째 사례다. 대대로 살아 온 집을 기증하면 조상에게 죄 짓는다고 여겨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시인 이상의 집과 경주 향토사학자 윤경렬의 옛집은 국민은행의 기부금으로 매입했고, 울릉도의 도동리 일본식 가옥 등 3건은 국가가 위탁한 것이다.

이번 기증은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민관 협력의 바람직한 모델이 될 전망이다. 종택 일대를 친환경 농촌 공동체로 가꾸고 싶어하는 종손 일가의 뜻을 이루는 데 군포시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공동 노력하기로 했으니 더욱 의의가 크다. 김종규 이사장은 “한국적 토양에 맞는 내셔널트러스트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종택 등 전통가옥은 문화재라 해도 개인 소유라 매매가 가능하다. 원형을 보존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고칠 수는 없고, 문화재청 지침을 따라야 한다. 보수비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지만 관리가 어렵고 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팔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재청은 이런 불만을 해소하면서 전통가옥을 보전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고심 중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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