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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 '순교자로 미화' 核·생화학 무기 등 동원 보복테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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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살/ '순교자로 미화' 核·생화학 무기 등 동원 보복테러 가능성

입력
2011.05.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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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알카에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 오르고 있다. 지도자를 잃은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강력한 보복에 나설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가 동원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알카에다는 1979년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아랍의용군으로 참전했던 빈 라덴이 결성한 국제 테러조직. 초기엔 소련의 영향이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만 했던 미국의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91년 걸프전이 일어난 뒤부턴 반미 무장 세력으로 전환했다. 특히 2001년 9ㆍ11 테러를 실행, 전 세계를 경악시킨 바 있다.

빈 라덴의 사망은 그의 상징성과 이러한 역사적 배경상 알카에다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파키스탄의 한 전직 고위 장성은 2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빈 라덴은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겐 신화였다"며 "알카에다는 물론 탈레반의 사기에도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빈 라덴의 사망이 곧 알카에다의 와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알카에다는 초강대국 미국의 심장부를 직접 공격한 뒤 10년 간 숨바꼭질을 하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온 테러 집단이다. 철저한 점조직으로 움직이는 만큼 지도자 한 명이 숨졌다고 네트워크가 해체될 리도 없다.

아랍권 위성 보도채널 알자지라가 이날 빈 라덴의 사망이 곧 테러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알자지라는 미국 군사 전문가의 말을 인용, "알카에다는 빈 라덴 개인 이상의 조직"이라며 "알카에다의 위협은 여전히 상존하며 앞으로 몇 년 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전문가들 사이에선 빈 라덴 피살에 자극 받은 알카에다가 보복성 테러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 라덴이 체포 또는 암살될 경우 서방에 핵 폭발을 일으킬 것'이라고 위협한 사실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점도 심상찮은 대목이다. 빈 라덴이 생화학 무기를 사 모아 왔다는 점에서 생화학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빈 라덴의 죽음이 오히려 빈 라덴을 순교자로 미화시켜 알카에다 조직원의 충성도를 더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아예 빈 라덴의 부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파키스탄 뉴스전문 채널 지오(GEO) TV는 2일 파키스탄 탈레반으로부터 나온 성명을 인용, 빈 라덴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그가 죽었다는 보도는 모두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의 공식 온라인 매체인 '알파즈르'에서 빈 라덴의 사망 보도를 확인할 때까지 그의 피살 소식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적잖다.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인터넷에 "빈 라덴은 죽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메시지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글도 올리고 있다. 시신 조작설도 유포되고 있다.

빈 라덴은 숨졌다. 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이 끝났다고 말하긴 아직 일러 보인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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