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이번 학기 도내 학교에 배치한 인턴 보건교사 190명에 대한 임금을 2개월째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과부 지침에 따라 올 3월부터 도시지역에서 규모가 큰 초중고에 인턴 보건교사 190명을 신규 배치했다. 인턴 보건교사는 보건교사 업무를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고용된 비정규직 보조교사다. 임금은 월 130만원으로 도교육청이 60%, 교과부가 40%를 부담한다. 근무 기간이 5개월이라 총 급여로는 올해 14억2,500만원이 필요하다. 교과부의 예산 5억7,000만원은 올 3월 도교육청으로 내려왔다.
당연히 3월과 4월 두 달치 임금이 이미 지급됐어야 하지만 현재까지 인턴 보건교사들이 손에 쥔 것은 한 푼도 없다. 도내 한 교직원은 최근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월급이 작아도 한 달 생활비인데 공공기관에서 한마디 설명도 없이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함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고 털어놨다.
도교육청은 “인턴 보건교사 채용계획이 교과부로부터 올 초 통보돼 관련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과부 예산만으로 당장 급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고 있어, 교과부 정책에 대한 불만 표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14년까지 도내 2,260개 전 학교에 보건교사를 배치하는 것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선거공약이다. 지난해 204명의 기간제 보건교사가 도내 초중고에 채용됐고, 올해도 140명이 추가로 배치됐다. 도교육청 입장에서는 정책우선순위가 교과부의 비정규직 보조교사 채용이 아니라 도교육감의 공약인 보건교사 확충인 셈이다. 교과부는 당초 인턴 보건교사 9개월 고용을 요구했지만 협의과정에서 근무기간을 5개월로 줄인 것도 이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 정책이 시도교육청 의견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임금 미지급과는 관련이 없다”며 “교과부 예산 5억4,000만원을 우선 사용하고 7월 추경예산 편성 전 필요한 임금은 학교별로 지급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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