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7위 전력”이라는 위기감 속에서도 끝내고 나니 15승이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그 중 3번을 우승한 프로야구 ‘지존’ SK. 올해도 2일 현재 16승6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라이벌인 2위 두산과의 승차는 2.5경기. 독주 체제로 내달릴 수도 있는 가깝지 않은 격차다.
SK 야구의 중심은 역시 김성근(69) 감독이다. 시즌 전 “SK는 6, 7위 전력”이라고 걱정했던 김 감독은 지난달 중순 “매스컴 쉽게 속네”라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여유가 생긴 것이다. 김 감독은 4월 목표 승수를 15승으로 잡았고, 목표대로 SK는 한 달간 15승을 거둔 뒤 5월 첫 경기를 승리로 출발했다.
김 감독은 2일 “시즌 전엔 부상자가 많아서 누구한테 뭘 기대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시즌이 시작되니까 팀원들의 생각이 하나가 되더라. 개막전 승리(넥센전 2-0)가 컸다”고 했다. “15승을 했지만 4월도 많이 아쉽다”는 김 감독은 “원래 1패로 막았어야 했다. 6패 중 5개는 잡을 수 있었다. 감독이 우유부단해서 그렇게 못했다”고도 했다.
SK에는 여전히 부상자가 많다. ‘전력의 절반’ 포수 박경완은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이 없고 유격수 박진만은 사구 충격, 외야수 박재상과 김강민은 각각 허리와 종아리가 안 좋다. 그래도 김 감독은 “5월 목표도 15승”이라고 했다. “박경완은 (언제 복귀할지)생각 안하고 있다. 유격수는 (2년차)최윤석이 잘해주고 있다”는 김 감독은 “SK 야구가 항상 그렇게 살아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출한 스타 없이도 이겨왔고 어렵다던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전승 우승한 SK다.
김 감독은 “선수 없다는 말이 엄살이 아니다. 다른 몇 팀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런 현실 속에서 뭔가 최선을 캐내는 게 힘”이라고 했다. 그런 SK의 힘이 드러날 다음 주자는 에이스 김광현과 고효준, 이승호(20번)다.
부진에 시달리다 지난달 27일 KIA전서 지각 첫 승을 신고한 김광현을 두고 김 감독은 “결국 멘탈(정신력)이다. 직구라든가 공은 이제부터 더 좋아지지 않겠냐”고 했다. 김광현과 고효준은 김 감독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김광현은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승에 도전한다. “고효준도 좋아졌다”는 김 감독은 이승호에 대해선 “최근 공이 어마어마하게 좋았다”면서 5월을 끌고 갈 핵심으로 꼽았다.
감독 통산 1,200승(2호)에 2승만을 남겨둔 김 감독. 그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목표는 그렇더라도 야구가 쉽나. 인생살이가 그렇게 쉽나. 하루하루씩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지.”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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