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아동에게 사실상 의무교육을 하는 방안이 발표된 2일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였다. 지원금액을 연차적으로 인상하는 등의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공통과정 도입에는 ‘과제가 많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전호숙 한국국공립유치원연합회 회장은 “만 5세 무상교육 시행과 공통교육과정 개발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형태인 지방 공립유치원의 경우 환경이 비교적 열악하고 70% 가량이 교사 혼자 만 3~5세를 한 반에서 가르치고 있어 만 5세 대상 공통교육과정이 도입되면 교사 1명이 만 3~4세용, 만 5세용 교육과정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른 대안 마련과 기본적으로 열악한 공립유치원 환경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위성순 전국사립유치원연합회 사무국장은 “공통교육과정이 얼마나 섬세하게 만들어 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주로 보육에 목적을 두고 운영돼 왔던 어린이집에서 유치원과 같은 내용의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을 것”이라며 “유아교육 전공자로 구성된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의 격차를 연수 등을 통해 어떻게 줄인 것인지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만든 보육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운영돼 왔고, 유치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고시에 의한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하루 3시간, 1년 180일 이상 교육을 원칙으로 운영돼 왔다. 또 유치원 교사는 유아교육학 전공자, 어린이집 교사는 아동복지 혹은 보육 전공자로 구성돼 있다.
김현숙 서울 린덴바움 어린이집 주임교사는 “계속 만 5세 무상교육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제라도 무상교육 시행이 추진돼 다행”이라며 “어린이집에 다니다가도 만 5세가 되면 공부를 가르쳐야 하니 유치원으로 옮겨야겠다고 말하는 부모님들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어린이집에서도 같은 내용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꾸준히 한 기관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원 확대에는 환영하면서도 일부 시설 좋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지원자가 몰리는 쏠림 현상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만 4세 남아를 둔 고모(35)씨는 “현재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운영주체, 학비 등에 따라서 시설, 교사, 프로그램의 질이 천차만별이라 학비지원이 늘어나면 비싼 돈 때문에 포기했던 좋은 시설의 사립 유치원 경쟁률만 치열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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