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대검찰청 첨단범죄수사대라고 속여 전화금융사기 수법으로 가로챈 돈을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사기)로 권모(62)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일당(인출책)으로부터 73차례에 걸쳐 11억6,331억원을 건네 받아 서울 명동의 환전소 등을 통해 중국으로 송금하거나, 또 다른 송금책에게 전달한 대가로 599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권씨가 속한 조직은 대검찰청 홈페이지와 유사한 위장 사이트를 만든 후 특정 피해자에게 “범죄에 당신 계좌가 연루됐다”고 전화해 인터넷뱅킹 아이디와 계좌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의 금융정보 등을 위장 사이트에 입력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금융정보를 이용해 예금 이체를 하거나 담보대출을 하는 등의 신종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돈을 빼내갔다. 경찰은 1인당 평균 1,000만원 가량의 피해를 입은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가 100여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검 사이트를 가장한 범죄로 검거된 것은 처음으로 은행 보안카드 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수십 번 재입력하게 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사용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경찰청 검찰청 등 국가기관 홈페이지에서 개인 금융정보를 입력하는 경우가 없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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