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ㆍ기아차가 도요타를 뛰어 넘어 글로벌 빅 3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가 기대 이상의 질주를 이어가고 있은 반면, 도요타는 대지진으로 인한 내상이 생각보다 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간 대결의 승부처는 미국 시장이 될 것으로 보여 향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현대ㆍ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이 당초 목표량인 633만대에 최대 5~8%가량 늘어난 664만~683만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현대ㆍ기아차는 국내외에서 153만8,000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 이후 판매량이 5~10%가량 늘어나는 경향을 감안하면 올해 650만대 이상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도요타는 거꾸로다. 당초 도요타는 올초 리콜 후유증에서 벗어나 올해 77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지난 3월 대지진으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일본 내 생산은 빠르면 7~8월, 해외생산은 빨라야 11월께 정상화될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일본내 생산량은 12만9,491대로 전년 동월대비 무려 62.7%가 줄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도요타의 생산량이 지난해 842만대보다 200만대 이상 줄어 든 630만대에서 700만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대ㆍ기아차와 도요타가 650만~700만대 사이에서 치열하게 글로벌3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승부의 열쇠는 미국 시장이 쥐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도요타를 압도하고 유럽시장에는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미국 시장은 그 동안 도요타의 앞마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양사의 판매량 차이가 최근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 2008년 221만 7,000여대를 판 도요타는 현대차와 154만2,000여대의 격차를 자랑했다. 하지만 불과 2년만에 차이가 86만9,000여대로 줄었다. 올 1분기 양사간 격차는 19만5,000여대로 더욱 줄었다. 현대차 쏘나타, 엘란트라(현지 판매명), 기아차 쏘렌토R이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요타는 2분기부터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생산감소, 애프터서비스 부실화 등으로 인한 판매감소가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기아차는 9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K5를 생산, 쏘나타와 함께 캠리에 대한 대공세에 들어간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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