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만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지 3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경험적으로 볼 때 극단적인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에는 초기에 V자형 회복을 보인 다음 점진적으로는 주요 변동성 지표들이 하향 안정화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제 과거 여러 경제위기 이후 변동성 변화를 확인해 본 결과 대체로 위기 2년차부터 국내총생산(GDP)성장률, 국채수익률, 주가 등 주요 지표들의 변동추세가 하향곡선을 그리며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렴하는 형태를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89년 미국 저축대부조합(S&L) 파산 사태는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비슷한 부동산발 위기였다. 당시에도 초기에 높아진 변동성 및 성장률이 이후 크게 줄어들면서 거시경제의 안정과 자산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난 바 있다. 당시에는 이러한 현상을 '대 안정기(Great Moderation)'라고 불렀으며, 최근에는 '뉴노멀'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상들은 향후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특히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중요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흐름을 살펴본 결과, 주요 리스크 및 가격지표들이 하향 안정되면 경기 및 물가변동성이 축소되기 시작하고, 마지막으로 세계경제 및 주요 자산간 재분배(Re-balancing) 등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있는 한국 등 아시아 증시는 패러다임 변화가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까운 사례로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미국 등 선진국은 일종의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호황기를 맞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은 4월 이후 경기사이클(선행지수 전년동월비 기준)이 순환 사이클의 관점에서 상승세로 진입할 전망이다. 이는 경기 리스크를 완화시킴으로써 시장에 대한 재평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금융위기 이후 엇갈리기 시작한 선행지수와 기업이익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국면으로 진입하는 첫 단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뉴노멀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글로벌 경기에 대한 저점 인식 확산, 그리고 신용 위험의 해소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 이후에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또 뉴노멀 시대의 한국 주식시장은 경기모멘텀과 이익모멘텀이 동반 상승한 이후 기업가치 재평가 과정이 시작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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