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1일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향해 각각 지도부 세대교체와 대안 정책 개발 등을 주문했다.
우선 4ㆍ27 재보선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에게는 세대교체 등 근본적 쇄신을 주문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이제는 대통령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무기력에서 벗어나 활력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이 20~40대 지지를 받기 위해선 당 지도부를 젊은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며 "계파 싸움에서 벗어나 중산층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도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면 지지를 받기 힘들다"면서 "당 지도부를 소신 있는 젊은 세대로 대폭 교체해 당정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 박사는 "상향식 공천제도 채택 등을 통해 당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은 재보선에서 중산층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 점을 통감해야 한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따지면서 다음 대선을 위해 계파 별로 당권을 잡으려고 싸우면 내년 선거에서 진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여당은 당과 정부, 청와대 간의 협의 등 여권 내부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서민과 중산층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승리의 꽃 향기에 취해선 곤란하다는 조언들이 나왔다.
이정희 교수는 "앞으로도 중산층이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며 "분당에서의 승리는 손학규 대표의 개인기 등이 작용한 결과로 표 차이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선거에서 수도권은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지기반 확장을 위해 중산층이 믿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한편 야권 연대 숙제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국 박사는 "민주당은 대안적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앞으론 장외로 나가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 박사는 "국회 파행을 자제하고 몇 가지 정책을 상징적으로 제시해 대안세력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이 미래의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는 젊은 후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야당도 더 이상 꼬투리를 잡지 말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힘으로 싸우지 말고 정책을 놓고 여당과 경쟁해야 한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거나 지나친 '좌 클릭' 정치로 이념 논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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