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한 공관에서 근무하다 최근 귀국한 재외공관장이 수입이 금지된 상아 60kg(1억2,700여만원 상당)을 국내로 반입하려다 관계 당국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지난 3월 귀임한 해당 공관장 P씨의 이사화물 속에서 수출입 금지물품인 상아 16개를 적발해 외교부에 2일 통보했다. P씨의 이사화물 컨테이너 속에는 길이 60cm정도의 원형 상아 6개와 30cm 가량의 가공된 상아 10개가 담겨 있었다. 현재 P씨는 다른 중앙 부처에 파견돼 근무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상아는 수입 금지 품목인데다 수효가 적어 정확한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으나 통상 kg당 미화 2,000달러 이상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귀임한 공관장의 이사물품 속에 수출입 금지 물품이 포함돼 있다는 외부 제보에 따라 관세청이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조사한 결과 상아를 적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성환 외교장관은 P씨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하라고 관세청에 요청했다. 관세청은 금주 중으로 해당 공관장을 소환, 조사하고 관련 사법조치를 할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사화물에 대한 신고 등록이 안 돼 있고 수출입이 금지된 물품이어서 밀수(반)입과 관련한 법들이 적용돼 형사처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유명환 장관 딸 특채 파동과 올해 상하이 스캔들 파문으로 눈총을 받던 터에 또 이런 일이 발생해 외교부 전체의 기강해이 부분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P씨는 "대사 시절 아내가 가깝게 지내던 현지 고위당국자의 부인으로부터 상아를 선물 받았다"며"지난 2월 중순 국내로 보낼 이삿짐을 싸는 과정에서 상아가 실수로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상아는 유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ㆍ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수출입이 금지된 품목이며 국내에서도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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