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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상징' 최후 맞다/ 빈 라덴, 파키스탄서 美특수부대 공격받고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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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의 상징' 최후 맞다/ 빈 라덴, 파키스탄서 美특수부대 공격받고 사망

입력
2011.05.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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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연쇄 테러를 배후조종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54)이 1일(현지시간) 미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사살됐다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심야에 백악관에서 TV로 생중계된 특별성명을 통해 "빈 라덴이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있는 은신처에서 미 특수부대와의 교전 도중 사살됐다"며 "그의 시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아보타바드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동쪽으로 50km 떨어진 인구 10만명의 도시로 파키스탄 육군 2사단 본부가 있는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빈 라덴의 은신처에 대한 '믿을만한 단서'를 확보하고 이를 추적해왔으며 지난 주 제거작전을 펼칠만한 정보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작전개시를 승인했다"며 "미 특수부대와 중앙정보국(CIA)의 소규모 부대가 1일 새벽 공격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9ㆍ11 테러를 비롯, 1990년 후반 아프리카 미 대사관 연쇄 자살폭탄테러, 미 구축함 콜호 테러 등을 조종하며 국제테러의 상징으로 지목돼온 빈 라덴이 사살됨으로써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와 관련, 사살된 빈 라덴의 시신은 추종세력의 시신 탈취나 매장지 성역화를 막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진 뒤 수장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은 알카에다를 섬멸하려는 우리의 노력 중 가장 중요한 성공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로써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업적은 미국과 미국민의 결의에 상응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명제는 완성된 것이 아니고,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백악관 고위관리를 인용, "작전과정에서 빈 라덴의 아들을 포함, 알카에다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 3명과 여성 1명이 사망했다"며 "미군이나 민간인의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유전자 감식 등을 통해 빈 라덴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의 탈레반 조직 대변인 에사눌라 에산은 "빈 라덴의 순교가 사실이라면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를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파키스탄 쿠에타에서는 수백명이 성조기를 불태우며 빈 라덴을 추모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 국무부는 알카에다를 비롯 테러조직의 보복 사태 등에 대비, 해외 미 공관 등에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2일 "탈레반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대로 끝내기를 기다릴 수도, 미국을 패배시킬 수도 없다"며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빈 라덴 사살이라는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안보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불식, 내년 재선 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7월 시작되는 아프간 철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재임 중 9ㆍ11 테러를 겪은 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주도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빈 라덴의 죽음은 중요한 성취"라며 "오늘 밤 미국민은 얼마나 오래 걸리더라도 정의를 이루겠다는 흔들림 없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빈 라덴 사망 소식을 들은 수천명의 미국민들은 백악관과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모여 새벽까지 성조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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