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산하 핵심 노조 중 하나인 서울지하철(서울메트로)노조의 민노총 탈퇴 결정은 노동운동의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이 노조는 새로운 상급단체 설립ㆍ가맹 안건도 통과시켰다. 탈퇴 여부를 묻는 조합원 투표과정에서 적지 않게 드러난 반대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힘쓰기 바란다.
강성으로 유명한 서울지하철노조는 이미 2009년 12월 집행부 주도로 민노총 탈퇴를 시도했으나 54.6%가 반대해 부결된 바 있다. 당시는 물론 이번에도 집행부가 내건 명분은 민노총이 정치적 이슈로 파업을 이끄는 바람에 자신들 본연의 문제 해결에 역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다. 특히 2000~2007년 정치적 파업으로 해고된 조합원들을 위해 159억 원이 넘는 조합비가 사용돼 조합원들의 불만을 사는 원인이 됐다. 탈퇴를 결정하면서 조합원 임금과 복지, 대화와 협력을 통한 노사관계 확립 등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한 이유를 수긍할 수 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전국지방공기업연맹,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KT 등 이미 양대 노총의 그늘에서 벗어나 있는 거대 노조들과 함께 '국민노총(가칭)'을 만들기로 하고, 이를 위해 '새희망노동연대'를 결성해 놓고 있다. 정치적 투쟁을 지양하고 조합원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제3의 노총이 출범할 경우, 7월 복수노조 시행과 함께 노동계는 새로운 갈등이 불거질 소지가 있다. 타임오프제만 하더라도 수용키로 입장을 정리한 제3의 노총은 노사교섭에 맡기라고 주장하는 양대 노총과 벌써부터 심각한 알력을 빚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고 정치적 명분을 내세운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서울지하철노조의 결정이 그대로 지켜지기를 바란다. 양대 노총 중심의 정치적 노동운동에 많은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서울지하철노조가 합류하게 된 제3의 노총이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면모를 일신하고 노동계의 균형과 조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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