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 세계 20억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윌리엄 윈저 영국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이 만난 지 10년 만이다. 신분 사회의 요소가 강력하게 남아 있는 영국에서 왕세손과 평민의 결혼이 성사되기까지 세상 사람들은 그 동화 같은 현실을 축복과 동경, 때론 질시 어린 시선으로 지켜봤다.
결혼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들턴에게 '웨이티 케이티(Waity Katie)'라는 별명이 붙여졌을 정도다.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미들턴은 윌리엄만을 기다렸고, 결국 현대판 신데렐라가 됐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2001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다. 둘이 연인이 된 것은 입학 이후 8개월 뒤 열린 교내 자선 패션쇼가 계기였다. 이브 생 로랑이 후원한 이 패션쇼에서 늘씬한 몸매를 드러낸 모델로 등장한 미들턴을 윌리엄은 넋을 잃고 바라봤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윌리엄은 이전까지 가끔 강의 노트를 빌려주던 이 여성을 패션쇼 이후 자신의 여자로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둘은 급격히 가까워져 학교 근처 아파트에서 다른 2명과 함께 기거하기도 했다.
둘의 사이가 공식 연인으로 확인된 것은 2006년. 스위스 휴양지 클로스터로 스키 여행을 가 입맞춤하는 장면이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잡혔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딸이라는 점은 미들턴을 더욱 파파라치의 표적으로 만들었다.
세간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을 가진 윌리엄은 군 복무까지 겹치자 2007년 4월 미들턴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왕자와 헤어진 뒤 미들턴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런던을 활보하면서 스스로를 파파라치에 노출하면서도, 윌리엄의 사생활을 폭로하면 거액을 주겠다는 각종 매체의 유혹에는 입을 닫았다. 미술사 학위와 뛰어난 대학성적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잡지도 않았다. 친구들은 "윌리엄의 후광을 이용했다는 인상을 주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7월 미들턴은 윌리엄과 해리 두 왕자가 주최한 다이애나 추모 콘서트에 나타나면서 짧은 헤어짐을 끝냈다.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케냐로 함께 여행한 자리에서 윌리엄은 어머니 다이애나의 결혼반지를 건네며 청혼했고 11월 "케이트가 내 첫사랑"이라며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일부 언론은 이 모든 과정을 "미들턴이 윌리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19세 때 대기업 임원들의 요트 선상 파티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윌리엄과 결혼할 것"이라고 말한 점, 윌리엄이 결정한 대학으로 지망을 바꾼 점 등 모든 것이 기획됐다는 것. 데일리메일은 그의 극성스러운 어머니가 이러한 신분상승을 연출했다고도 전했다. 어찌됐든 그는 왕자의 마음을 사로 잡았고 결혼에 골인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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