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휴일인 29일(현지시간) 시리아 등 중동ㆍ북아프리카에선 반정부 시위의 규모가 더 커져 이날만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섰다. 리비아에선 정부군과 반 카다피 시민군 간 전투가 치열했다.
시리아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금요기도회를 마친 뒤 남부 다라를 비롯해 전국에서 민주화 시위에 나섰다. 페이스북 '시리아 혁명 2011'에는 이날을 '분노의 금요일'로 부르며 시위 참여 등을 독려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도 28일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시위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들은 시위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던 시리아 정부는 라타키아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 최소 5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AFP통신은 다라에서 이날 하루 동안 시위대 7명과 군인 4명 등 1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선 특히 군부 내부에서 시위 유혈진압을 놓고 의견 충돌을 보이는 게 최근의 변수가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 집권 바트당 하위 당직자 230여명이 탈당하는 등 집권세력 내 균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25일부터 탱크를 앞세워 다라의 시위대를 공격하고, 이 지역의 물, 통신, 전력 공급을 끊는 등 압박을 강화해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예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금요 집회가 열렸다.
반면 바레인 군사법원은 28일 시아파 시위대 4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시위 진압 경찰 2명을 죽인 혐의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공정한 재판인지 의혹이 있다"며 "사형을 집행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9일 리비아에선 튀니지와 인접한 데히바 국경검문소를 중심으로 정부군과 반카다피 시민군이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군을 쫓던 리비아 정부군이 국경을 넘어가면서 튀니지군과 교전도 벌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공항 인근에서도 양측이 로켓포 등을 동원해 공방을 벌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는 28일 밤에도 공습에 나서 수도 트리폴리 인근에선 폭발음이 여러 차례 들렀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앞서 북아프리카 모로코 중부 도시 마라케시에선 28일 유명 카페에서 폭탄이 터져 외국인 관광객 11명 등 14명이 숨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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