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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조선 문인 김려와 이옥의 우정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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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조선 문인 김려와 이옥의 우정과 삶

입력
2011.04.2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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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설흔 지음/창비 발행·220쪽·문고본 9,000원 양장본 1만원

새로운 글쓰기를 잡문이라며 배격했던 정조의 문체반정에 끝까지 반기를 들어 갖은 고초를 겪었던 이옥(1760~1815). 그의 유려한 글은 친구 김려(1766~1822)를 통해서 후세에 전해졌다. 김려가 자신의 문집 '담정총서'를 묶으면서 당시 사람들이 꺼리던 이옥의 글 11편을 실었던 것이다.

조선 후기 문인인 이 둘의 우정과 삶을 다룬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가 창비의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첫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이 작품은 창비가 지난해 개최한 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교양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책은 이옥과 김려의 실제 삶과 그들의 문장을 최대한 되살리면서도 이를 실감나게 전달하기 위해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고전을 바탕으로 여러 책을 집필해 온 작가 설흔씨는 "우리 고전이 인생의 근본적 문제를 다루고 있어 배울 것이 많은데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설적 방식을 택했다"며 "독자들이 책을 읽고 흥미를 느껴 고전을 직접 찾아 읽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은 늘그막에 지방의 현감이 된 김려에게 성균관에서 함께 수학했던 이옥의 아들 우태가 나타나 아버지의 글을 넘기면서 김려가 이옥과의 지난날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역동적인 구성과 생생한 인물 묘사가 돋보인다. 작품의 제목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는 이옥의 글에서 따온 것으로, 그의 성향을 잘 보여 주는 문장이다.

작가는 "이옥과 김려를 통해 우정의 가치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주제 자체가 어른들보다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은 청소년 도서로 출간됐지만 일반 성인의 인문교양서로도 손색없어 출판사는 청소년용 문고본과 일반용 양장본으로 각각 출간했다. 창비는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로 철학 심리학 등에 대한 책을 차례로 출간할 예정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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