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사의 표명으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실장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3기 청와대 비서진에 대한 대폭 교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실장의 교체 가능성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임 실장의 사의를 즉각 반려하지 않음으로써 청와대 개편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임 실장은 청와대 수석들과상의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임 실장은 4ㆍ2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기 성남 분당을 공천 과정에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 패배 책임론에 휩싸였다. 당시 공천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정진석 정무수석 등과 미묘한 갈등을 빚었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었다.
임 실장이 바뀔 경우 후보로는 류우익 주중대사와 백용호 정책실장,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 이동관 대통령 언론특보, 원세훈 국정원장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원세훈 국정원장이 대통령실장으로 이동하고 류 대사가 국정원장을 맡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임명된 지 오래된 권재진 민정수석과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등이 개각과 맞물려 부처 장관 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이 교체되면 지난해 7월 함께 기용된 수석급 3기 청와대 참모진들도 일제히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개편은 개각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보선 패배로 사퇴한 여당 지도부가 새롭게 구성되는 시점에 맞춰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 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들과 10여분 간 티타임을 갖고 "이번에 일곱 번째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를 보면서 국민들의 뜻을 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서민들의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큰 흐름에서 국민들의 뜻은 늘 정확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겸허하게 살피면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청와대 직원들도 긴장감을 갖고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서민경제를 더 세심하게 챙기고 일자리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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