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29)는 130㎏이 넘는 ‘거구’다. 보통 덩치가 큰 야구선수들보다 더 육중한 편이다. 힘이 실리는 장타력에 반해 발은 그만큼 느릴 수밖에 없다. 코칭스태프들도 방망이가 좋은 이대호에게 굳이 작전을 걸어 2루 도루 사인을 내보내지 않는 게 정설이다.
그런 이대호가 4년 만에 ‘깜짝 도루’에 성공했다. 2007년 4월29일 잠실 두산전에서 기록한 뒤 1,460일 만이다. 통산 8개째. 이대호는 28일 부산 LG전에서 0-2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김광삼의 초구를 받아 쳐 중전안타로 1루에 진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이 2-3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순간, 1루에 있던 이대호는 재빨리 스타트를 끊어 2루를 향해 내달렸다.
웬만해선 볼 수 없는 ‘진기명기’에 가까운 이대호의 도루 성공에 사직구장은 한껏 달아올랐다. 그러나 강민호가 중견수 플라이, 조성환이 2루 땅볼로 물러나는 등 후속타자들의 적시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이대호의 ‘모험’은 빛이 바랬다. 도루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이대호가 왜 뛰었을까. 더군다나 발목도 좋지 않은 상태다.
바로 올시즌 추락한 팀 성적 때문이다. 시즌 초반 우승을 목표로 내세운 롯데는 현재 7위에 처져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롯데는 이날도 7-8의 재역전패를 당했다. 27일 경기서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LG 박용택은 이날도 첫 타석에서 투런포를 쏘아올려 데뷔 첫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6호로 단독선두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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