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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스타일 - 기능+맵시+심리, 프로골퍼도 옷이 날개다

입력
2011.04.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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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 날아오른 공이 쭉 뻗어 하늘을 가른다. 갤러리 사이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온다. 공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선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공을 좇던 팬들의 시선은 손 인사로 살짝 화답하는 선수의 옷차림으로 옮겨온다.

최근 프로골퍼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골프 팬들 사이에서 선수의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선수들 역시 팬들의 이런 관심을 잘 안다. 프로골퍼 이름이 실력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말하기 시작했다.

안신애=히프 업 롱다리 바지

이달 초 출시된 ‘안신애 팬츠’. 프로골퍼 안신애 선수가 입었던 이 골프바지 1,500장이 단 2주 만에 다 팔려 나갔다. 19만8,000원으로 다른 골프바지보다 비싼데 말이다. 추가 생산에 들어간 안신애 팬츠는 5월 초 다시 나올 예정이다.

안신애 팬츠는 바지 뒷부분에 자수를 둥글게 넣고 옆선의 히프라인을 약간 올렸다. 엉덩이는 올라가 보이고, 다리는 길어 보이는 효과가 난다. 뒷주머니 안쪽은 약간 까끌까끌하다. 경기 중 장갑을 벗어 뒷주머니에 꽂아둬도 잘 떨어지지 않는다. 허리에 신축성 있는 밴드를 넣어 움직임이 커도 옷이 삐져나오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바지 아랫단은 골프화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약간 벌렸다.

경기 경험을 살려 디자인 아이디어를 낸 안 선수는 “골프는 아주 정교한 운동이기 때문에 의상의 사소한 차이가 큰 스코어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골퍼가 골프의류 디자인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선수를 비롯한 여성 프로골퍼들이 경기장에서 성적 다음으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바로 뒤태다. 경기 당일 뒤태가 마음에 들면 자신도 모르게 부쩍 자신감이 생긴다는 데 많은 여성 골퍼들이 공감한다. 결국 스타일링이 경기력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친다는 소리다. 골프대회는 주로 후반 9홀부터 중계가 시작되기 때문에 여성 프로골퍼들 중엔 후반 시작 전 화장과 의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선수도 많다.

윤채영 선수를 후원하는 먼싱웨어 문희숙 이사는 “중요한 대회 때는 시작 전에 경기 기간 동안의 의상을 미리 윤 선수와 조율한다”고 말했다. 또 서희경 선수는 연예인 전문 스타일리스트에게 의상 스타일링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하늘=스카이블루

골프 경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상대방과 몸을 맞대거나 눈을 보며 겨루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공을 치는 순간 필드에는 자신뿐이다. 그래서 스스로의 마인드컨트롤이 중요하다.

김하늘 선수가 경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늘 입는 파란색 계열 의상의 역할이 바로 마인드컨트롤이다. 특히 24일 수원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현대건설-서울경제 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선 스카이블루(하늘색에 가까운 맑은 파란색) 색상의 셔츠를 입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일본의 저명한 색채전문가 호리키 레이코씨는 스카이블루가 자신감을 북돋우고 주변 영향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주는 색상이라고 설명한다. 김 선수 후원사인 르꼬끄골프는 호리키씨와 함께 김 선수를 위한 스카이블루 셔츠를 만들었다.

폴라 크리머=핑크공주

세계적인 스타 골퍼들도 자신을 알리고 브랜드화하는 전략으로 스타일링을 적극 활용한다. 타이거 우즈 선수의 트레이드마크는 빨간색 셔츠에 검은색 바지. 1994년 미국 마스터즈대회 때 이렇게 입고 우승한 이후 마지막 라운드마다 이 스타일을 고집한다. 골프계에선 우즈 선수의 빨간 셔츠를 두고 ‘타이거 효과’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타이거 효과가 효력을 잃기 시작한 건 2009년. PGA 메이저챔피언십에서 흰 셔츠를 입은 양용은 선수가 빨간 셔츠의 우즈 선수를 꺾었다. 당시 상하의는 물론 골프화까지 흰색으로 통일한 양 선수의 스타일은 백의민족 콘셉트로 화제가 됐다. 최근 양 선수는 스타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스윙 동작을 본떠 스윙 할 때 신체 부분별로 27~73%까지 활동 범위가 확대되도록 제작한 특수의상을 자주 입는다. 스타일도 살리고 경기력도 향상시킬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미국 LPGA의 폴라 크리머 선수는 분홍색을 유난히 좋아해 ‘핑크공주’라고 불린다. 상하의와 모자 골프화 가방까지 온통 분홍색이다. 클럽에는 ‘핑크팬더(만화 캐릭터)’라는 글자까지 새겨 넣고 다닌다. 분홍색이 연출하는 동화 속 공주 같은 이미지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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