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27일 '친 노무현'의 심장부인 경남 김해에서 혈투 끝에 생환했다. 작년 8월 39년만의 40대 총리 문턱에서 낙마한 이후 와신상담 속에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김 당선자로서는 자신에 대한 정치적 평가를 끌어올리면서 다시 한번 한나라당의 '차세대 리더', '세대교체의 기수'로서의 정치적 동력을 회복할 기회를 잡게 됐다. 사실상 이번 보선의 승리로 단번에 유력 여권주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
선거 초반의 분위기는 김 당선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다.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에 20%포인트 이상 밀리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더구나 참여당은 유시민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상주하다시피 하며 거당적으로 이 후보를 지원했다.
김 당선자는 이를 '나홀로 선거'로 돌파했고 결국 바닥 표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중앙당의 지원 없이 오직 개인기로 '나홀로 승리'를 이끈 대목은 추후 그의 당내 입지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내줬던 경남의 고토를 탈환한 공(功)도 김 당선자의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남지사 재선 경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 이후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한나라당 부산ㆍ경남(PK)의 대표주자로 김 당선자가 자리매김할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참여당 유 대표와의 간접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그의 주가는 더욱 상한가를 치게 됐다.
벌써부터 당내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옹립할 만한 주자'라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정국 상황 변화에 따라 친이계 주류로부터의 집중적인 러브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 당선자가 당선 첫 소감으로 "한나라당과 정부 모두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제 서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밝힌 만큼, 세대교체 등 당 쇄신과 맞물려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 거창ㆍ48세 ▦거창농업고ㆍ서울대 농업교육과ㆍ서울대 교육학박사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2004년6월~2010년6월)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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