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대개 나이 들거나 장시간 소음에 노출된 뒤 생기지만, 1주나 몇 주 만에 급격히 청력을 잃는 난청(돌발성 난청)도 있다. 돌발성 난청은 7일 이내에 적절히 치료받으면 70% 이상 회복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청력을 되찾는 비율이 5명 중 1명꼴로 뚝 떨어진다.
김희남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박사팀은 "최근 돌발성 난청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발병 7일 이내 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한 34명 중 24명이 청음 능력이 20㏈이상 호전돼 71%의 회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7일 지난 뒤 병원을 찾은 나머지 환자 21명 중에는 불과 4명(19%)이 나아졌다. 게다가 발병 2주 후부터 치료 시작한 환자의 회복률은 15%로 더 낮았다. 이는 돌발성 난청 발생 시 가능한 한 1주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귀가 먹먹하다거나 휴대전화 통화를 할 때 한쪽 귀의 수신감도가 좋지 않으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이비인후과를 찾는 게 좋다. 돌발성 난청은 주로 한쪽 귀에 오고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한다. 보통 양쪽 귀에 동시에 나타나는 소음성 난청과 다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귓속에 신경염이 생겼거나 혈관질환으로 인해 청각신경이 분포하는 달팽이관에 영양을 공급하는 말초혈관이 막힐 때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스트레스가 발병에 큰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많다.
따라서 치료도 최대한 안정된 상태에서 진행해야 효과가 좋다. 김 박사는 "혈액순환 개선제나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데, 치료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질수록 청력 개선 효과도 좋아진다는 것을 꼭 기억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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