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이 끝난 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다. 55세를 퇴직 기준으로 봤을 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2010~2018년에 집중된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은퇴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스로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하고 자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약 153만명으로 서울 인구의 14.8%를 차지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0 서울 서베이’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달 간 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7,010명)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베이비붐 세대 4명 중 3명은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해 다른 세대보다 노후준비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 비율은 75.8%로 이전 세대(1955년 이전 출생) 58.5%, 이후 세대(1963년 이후 출생) 54.4%보다 크게 높았다.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대비 방법은 보험, 국민ㆍ공무원ㆍ교원연금, 은행저축, 개인연금, 부동산 투자 순이었다. 노후대비 방법으로 자녀책임을 꼽은 비율은 0.9%에 불과했다. 조사를 진행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변미리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고 생각한 마지막 세대이면서 자식의 봉양을 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첫 세대”라며 “노후 준비 비율이 높은 것은 준비를 잘하고 있다기보다 노후에 대한 압박이 심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자녀교육을 위해 부모가 희생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베이비붐 세대가 51.4%로 가장 높았다. 이전 세대는 42.3%, 이후 세대는 49.3%로 조사됐다. 변미리 박사는 “베이비붐 세대가 자녀 교육에 몰입하는 것은 70~80년대 급격한 근대화를 겪으면서 교육이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라며 “서구의 베이비붐 세대가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는 리버럴한 경향을 보인 것과 대조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학 이상 졸업 비율은 36.1%로 이전 세대(12.4%)보다는 높고 이후 세대(63.9%)보다는 낮다.
한편 베이비붐 세대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91만원으로 다른 세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는 261만원, 이후 세대는 329만원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소유 비율은 68.3%로 10가구 중 7가구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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