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롯데의 테이블세터는 김주찬과 손아섭이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1홈런 포함 4할3푼3리의 맹타를 휘두르던 김주찬은 정작 페넌트레이스 개막 이후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4할2푼1리의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하던 손아섭 역시 시범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 때부터 1군에 지각 합류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의 믿음 속에 김주찬과 이승화가 테이블세터로 정규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둘 다 양 감독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김주찬은 17경기에서 2할7리(58타수 12안타), 이승화는 22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지난 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급기야 김주찬은 지난 23일 부산 SK전에서 오른 손목 바깥쪽 뼈에 사구를 맞아 미세한 실금이 발견돼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할 테이블세터의 연쇄 부진. 시름에 잠겨 있던 양 감독은 전준우-황재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부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준우와 황재균은 각각 7번, 9번이었다.
전준우와 황재균이 1번과 2번으로 나선 5경기에서 롯데는 2승3패를 거뒀다. 결과보다는 내용이 좋았다. 2명이 살아나가자 침묵했던 타선도 모처럼 불붙었다는 점이 양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전준우는 롯데가 짜릿한 8-5 역전승을 거둔 26일 부산 LG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전준우는 타율 2할8푼2리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부진했지만 황재균 역시 ‘감’을 찾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 SK전 5-6으로 뒤진 10회말 1사 만루에서 2타점 우전안타를 터트려 롯데의 탈꼴찌를 이끌었다. 시즌 타율은 2할5푼4리로 시범경기 부진(1할5푼2리)을 털어내고 있다.
전준우와 황재균이 안타와 볼넷 등으로 출루한 뒤 이대호-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서 터지는 한방, 롯데가 가장 바라는 이상적인 승리 방정식이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