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재보선] 승패별 정국 시나리오는與 완패땐 靑ㆍ내각 개편… 조기 전당대회 불가피野 완패땐 손학규ㆍ유시민 등 대선구도에 '빨간불'
4ㆍ27 재보선에서 여야 어느 쪽이 1, 2곳을 더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정국의 향배는 크게 달라진다. 도지사 1명과 국회의원 3명을 뽑는 '미니 선거'이지만 이번 선거의 파장은 메가톤급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민심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 전∙현직 당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했다는 점도 선거 의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승패 결과는 여야 내부 역학관계뿐 아니라 차기 대선주자들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승패 시나리오는 복잡하지만 강원지사 보선과 경기 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국회의원 보선 등 세 곳의 결과를 따져보면 된다. 우선 여야 어느 한쪽이 3대0 또는 0대3으로 완승 또는 완패하는 경우는 희비가 극명하다. 여권이 완승하면 이명박정부 국정 장악력이 강화되며 여권 지도체제도 안정된다. 반면 야권은 지도체제가 흔들리고 차기 대선주자들의 위상도 약화하는 등 정치적 혼란을 맞게 된다.
야권이 완승하면 여권 내 대혼란으로 한나라당 지도부 교체 및 청와대, 내각의 대폭 개편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여권의 국정동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 야권은 정국주도권을 갖게 되며 내년 총선, 대선으로 가는 길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여야가 2대1 또는 1대2가 되는 경우엔 여러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분당을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희비가 갈린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
한나라당이 분당을을 포함해 두 곳에서 이긴다면 정치적으로는 완승과 다름 없다. 정국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고, 안상수 대표 체제도 당분간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곳을 이기더라도 분당을에서 진다면 여권은 혼란스럽게 될 가능성이 크다. 분당을 패배 책임론이 수도권 의원들 중심으로 분출돼 지도부 교체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친이재오계 의원들은 강재섭 후보 공천을 주도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공격할 수도 있다. 만약 한나라당이 분당을을 포함해 두 곳에서 진다면 조기 전당대회는 불가피하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경우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대폭 개편 요구도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어느 경우든 김해을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승리한다면 김 전 지사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
야권 입장에서도 분당을이 중요하다. 야권이 분당을을 포함해 두 곳에서 이기면 완승과 다름없다. 이 경우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강화될 뿐 아니라 야권 대선주자로서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분당을에서 진다면 손 대표는 당 대표로서의 위상 저하는 물론 대선주자로서의 입지가 점차 희미해질 가능성이 많다.
민주당으로선 분당을 한 곳만 이기는 경우도 별로 손해 보는 것은 아니다. 손 대표의 위상은 강화되고, 대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위상은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내심 김해을 한 곳만 야권이 가져가는 경우를 걱정한다. 당내에선 "이 경우가 최악"이라는 말까지 있다.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의 야권 내 입지가 한층 강화되는 반면 손 대표는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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