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3단계안'에 의견 일치도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26일 한국을 방문해 북핵 6자회담에 앞서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수석대표 회담-북미 대화-6자회담'이라는 이른바 3단계 대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같이한 것이다.
우다웨이 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우리 정부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바라는 남북대화가 이른 시일 안에 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 대표는 "6자회담이 중단된 이래 많은 시간이 지났다"면서 "북한과 미국이 적당한 시기에 대화를 진행하고, 이것을 통해 6자회담이 성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이어 "6자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고 비핵화를 실현하는 효과적인 자리이고 2005년 합의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런 합의를 바탕으로 전면적 성과를 이뤄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에서 한ㆍ중 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접근안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 북한도 남북 비핵화 회담을 우선으로 하는 3단계안에 대해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 비핵화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우 대표가 북ㆍ중 협의 결과를 소개했다"면서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우 대표에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변한 게 없으며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6자회담에 조건 없이 갈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 대표와 위 본부장은 이날 저녁 가진 만찬 회동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과 관련, 양측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위 본부장은"UEP의 유엔 안보리 상정 문제에 대해 언급했으나 우 대표가 현실론을 꺼내며 '어렵지 않겠느냐'고 답했다"며 "양국 정부의 입장 차이를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위 본부장이 최근 북한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 취소 조치에 대해"북한이 최근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 효력을 취소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3박 4일 일정으로 방한한 우 대표는 27일에는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잇따라 예방한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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