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5년차, 맞벌이 주부인 이효진(32ㆍ서울 상암동)씨의 가사일은 대부분 퇴근 후부터 시작된다.
야근이 많다 보니, 밤 늦게까지 밀린 집안 일을 하는 날도 다반사다. 그 때마다 힘든 건 둘째 치고, 가전 제품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작동 소리 때문에 이웃집 눈치를 보느라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구입한 저소음 가전 덕분에 이 같은 걱정을 크게 덜었다. 그는 "가전 제품 소리가 크게 줄어드니, 이젠 불편 없이 저녁에도 마음 놓고 가사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소음 잡은 가전이 인기다.
특히, 최근 취업 여성 증가와 함께 심야 살림 족들이 늘어나면서 저소음 제품이 도우미 가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저소음 가전은 또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 소비량도 크게 줄여, 고유가 시대에 전기세 절감 효과까지 가져오고 있다.
소음을 줄인 세탁기는 심야 살림족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품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해부터 내놓고 있는'하우젠 버블' 드럼세탁기 시리즈에는 세탁과 탈수 시, 진동을 원천 차단하며 저소음을 구현해주는 진동감쇄기술(VRT)이 적용됐다. 이 제품은 세탁 시간 및 전기 사용량을 종전 제품 대비 절반으로 줄여 긴 세탁 시간에 따른 불만도 해소했다.
교원L&C가 선보인 분쇄 건조식 음식물처리기는 골치 아픈 음식물 쓰레기를 조용하게 처리해 준다.
강력한 고강도 3단 임펠러 채용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 건조시켜 부피를 90% 가량 줄여주면서도 소음은 39데시벨(㏈)로, 조용한 도서관 분위기(40㏈)를 연상케 한다. 또한 이틀에 한번 꼴로 사용해도 월 전기료는 2,5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청소 역시, 밤 가사족에겐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LG전자 로봇청소기인 '로보킹 듀얼아이'는 세계 최저 소음 수준인 48dB로 정숙성을 강조했다. 스마트 기능으로 무장한 이 제품은 현위치 재점검 기능과 센서 감지능력 등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현위치 재점검 기능의 경우, 주행 중 걸레 부착이나 장애물 제거를 위해 정지 버튼을 누른 이후 약 5분 이내에 재작동시키면 마지막 머물렀던 지점을 스스로 찾아가 청소를 다시 시작한다.
프리미엄 주방가전 브랜드인 쿠첸의 명품철정 밥솥도 대표적인 저소음 가전으로 꼽힌다. 증기 배출 소음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 증기 배출기 구조를 변경해 기존 제품 대비 22.3% 가량의 소음을 감소시켰다. 예약 보온 기능과 더불어 절전모드를 채용, 에너지 효율 1등급으로 전력소비도 최소화 했다.
식기세척기 역시, 소음 줄인 제품이 주목 받고 있다. 밀레코리아는 일반 도서관에 버금가는 42㏈ 수준의 식기세척기를 내놓았다. 간편한 설거지는 물론, 소음까지 낮춰 늦은 시간에 사용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저소음 가전은 결혼 시즌에 접어들면서 예비 신혼 부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저전력 채용과 함께 이용 요금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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