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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2부> (3) 바람도 에너지다 (풍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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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에너지 블루오션] <2부> (3) 바람도 에너지다 (풍력)

입력
2011.04.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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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 토종 기술로 만든 풍력 발전기, 세계의 바람을 잡는다

22일 전북 군산산업단지 내 현대중공업 풍력발전 공장. 2010년 3월 문을 연 이 곳은 국내 최대 규모라는 이름 값을 하듯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격납고 모양의 공장이 위풍당당 서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천장에 달린 거대한 로봇들이 이리저리 오가며 무거운 쇳덩이를 옮기고 있다. 타워, 메인 프레임, 날개(블레이드), 날개를 연결해 주는 허브 등이 차근차근 한 몸으로 뭉쳐지고 있다. 이 곳에서는 1.65MW, 2MW, 2.5MW, 5.5M 등 4가지 풍력발전기를 만들고 있다. 공장 안팎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발전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조승희 부장은 "1.65MW급 발전기 24개를 전북 무주에 들어서는 국산화 풍력단지 2호인 '무주풍력단지'로 옮길 예정"이라며 "100% 우리 기술로 만들어낸 보물"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남부발전과 손잡고 2011년 준공을 목표로 39.6MW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만들고 있다. 이 단지는 연간 3,500가구에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현대중공업은 전북 정읍, 남원시 등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전북에서만 200MW급 풍력발전기 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또 강원도 태백에도 18MW(2MW*9기) 규모의 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효성, 남부발전과 손잡고 2009년 3월 국산풍력 100기 공동사업 협약을 맺었다."국내 풍력 발전 업계는 기술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지만 트렉 레코드(설치 경험)가 부족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 부장은 "지난해까지 조업 안정화와 수주에 힘을 쏟았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그 열매를 따는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정한 속도 이상의 자연풍이 필요한 특성상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 시장 돌파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풍력 등 신사업 부문을 별도 본부로 독립시켜 그린에너지 사업 육성에 나섰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현대종합상사와 함께 핀란드 전력회사 피니시 파워와 총 16MW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음으로써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 풍력발전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현대중공업은 2012년 4월 핀란드 남동부 하미나에 완공 예정인 풍력발전 단지에 2MW급 발전기 8기를 만들어 공급하고 시운전까지 수행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3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 풍력 전시회(EWEA)'에서 핀란드 코트카-하미나 시와 풍력단지 조성 및 풍력발전기 40기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유럽연합(EU)은 '재생에너지기준(RES, Renewable Energy Standard) 2020'을 통해 27개 회원국은 2020년까지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 확대해야 한다.

또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연간 생산량 600MW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가동 중이다.

또 지난해 말 미국 조토스(Zotos)사로부터 1.65MW급 풍력발전기를 수주해 뉴욕주에 설치 완료했다. 올 초에는 매사추세츠 D&C사와 2MW급 풍력발전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세계 2대 시장인 미국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만 4,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해상 풍력 개발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앞으로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육지가 아니라 바다가 주 무대가 될 것"이라며 "풍력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우리 땅이 좁기 때문에 삼면이 바다인 점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해상 풍력 발전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발전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제주도 대정읍 해상에 200MW 규모의 해상 풍력 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MW 규모 해상풍력시스템인 'WinDS3000TM'의 실증 시험을 끝내고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 풍력단지에 3기의 풍력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발전기는 난류 및 태풍에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과 안전성을 강화했다. 올해 3월에는 풍력발전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가 있는 독일의 전문 인증기관 '데비오시시'(DEWI-OCC)로부터 국내에서 처음 3MW급 해상 풍력 시스템에 대한 국제 인증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3MW급 이상의 풍력발전기는 덴마트 베스타스, 독일 지멘스 등 몇몇 해외 업체만 개발에 성공했다"며 "발전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일체형 드라이브 트레인, 영구자석 형 발전기와 염분 부식을 막는 밀폐형 냉각시스템 등 최신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발전 회사를 중심으로 국내외에서 풍력 발전 사업도 진행 중이다. 남부발전은 2004년 2월 발전 회사 최초의 상업 풍력 발전 시설인 제주 한경풍력 1단계 6MW(1.5MW*4기)를 시작으로, 2007년 한경풍력 2단계 15MW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특히 2단계 3MW급 대형 용량 5기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 풍력 발전의 대용량 시대를 열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어 2009년 성산풍력 1단계 12MW를, 지난해 9월에는 성산풍력 2단계 8MW를 추가 준공, 제주도 내 총 41MW의 풍력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제주도 내 전체 풍력 발전 설비용량(89MW)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전력은 중국 간쑤성, 내몽고자치구, 랴오닝성 등에서 16개 풍력단지(727MW)를 운영하고 있고, 또 다른 7개 단지(495MW)를 건설 중이다.

군산=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 해상풍력으로 中 넘어라 기술력 우위… 상용화 서둘러야

우리나라가 풍력발전을 미래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가기 위해선 중국이란 큰 '벽'을 넘어서야 한다. 이미 세계 풍력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중국과의 정면대결보다는 해상풍력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94.4GW였던 전 세계 풍력설비 용량이 2015년에는 450GW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잠재력에 주목, 2015년까지 세계 풍력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풍력발전산업은 아직 초기단계다. 작년 기준으로 풍력발전량은 총 발전량의 0.2%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등 조선분야 4대 강자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축적된 조선ㆍ플랜트 기술을 바탕으로 점차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이미 '풍력강국'이다. 작년에만 16.5GW의 풍력발전을 증가시키며 누적용량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중국이 2020년까지 설치용량 200GW, 연간 440TWh(1TWh=1조Wh)의 발전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 풍력발전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범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대응 덕분이다.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전체 전력 사용량의 1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무려 830조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중국 정부는 특히 화석연료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풍력을 꼽고 있다. GWEC도 중국의 풍력에너지 개발 가능용량을 약 10억㎾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및 송전망 지원, 부가가치세 50% 감면, 전력 의무구매 등 전폭적인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고, 향후 자국 내에 설치되는 풍력터빈의 70% 이상을 중국산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법규까지 마련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분야 투자액 544억달러 중 풍력분야 투자액이 430억달러를 넘었다. 그 결과 전 세계 풍력발전의 3분의 1이 중국에 설치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가격 경쟁력도 상당하다. 스페인 풍력터빈 제조사인 가메사(Gamesa)측이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너무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해외 제조사들이 설 자리가 없다"며 중국 정부에 항의했던 게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풍력발전산업 분야에서 중국과 맞대결하는 건 실익이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신 중국의 풍력발전이 해상보다는 내륙에 집중된 점, 우리가 조선ㆍ플랜트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해상풍력발전의 상용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타워ㆍ부품 등 중간 제품은 중소ㆍ중견기업이, 시스템 완제품은 대기업이 맡는 식으로 상생협력을 강화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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