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정책방향을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는 항상 전 세계 금융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기 마련. 하지만 26, 27일 열리는 이번 FOMC를 향한 관심은 상상 그 이상이다.
우선 벤 버냉키 의장이 Fed 창립 이후 근 100년 만에 처음으로 기자회견 석상에 선다. 2차 양적 완화 종료시점(6월말)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그가 과연 어떤 시그널을 보낼지, 시장은 벌써부터 분주해졌다. 이번 FOMC의 3가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1. 100년만의 기자 회견 어떻게?
미국 동부시간으로 27일 낮 12시30분(한국시간 28일 새벽 1시30분). 이틀 간의 FOMC 회의 결과를 담은 성명서가 발표된다. 그리고 오후 2시15분. 버냉키 의장의 역사적인 기자회견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1914년 Fed 창립 이후 처음이다.
기자회견은 45분 가량 진행될 예정. 버냉키 의장은 모두 연설을 짧게 한 뒤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다.
앞으로 버냉키 의장은 연 4회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결정배경을 설명하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한국은행 포함)과 달리 Fed는 성명문(Statement) 하나 발표하는 게 전부였는데, 향후 언론 및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결국 대세를 수용케 된 것이다.
그 동안 모호한 FOMC 성명 문구를 해석하느라 애를 먹었던 애널리스트들은 크게 반기고 있지만, 자칫 버냉키 의장이 말 실수를 하는 경우 파장은 커질 수 있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의 어떤 사소한 언급도 시장에 중요한 내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임 그린스펀 의장처럼 ‘모호 화법’에 밝지 않은 버냉키 의장으로선 큰 리스크를 짊어진 셈이다.
2. 양적 완화 종료? 긴축 전환?
이번 FOMC의 최대 관심은 ‘포스트 양적완화’의 금리정책방향. 글로벌 위기 이후 지속해 온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 공급) 조치가 6월 하순에 종료될 예정인 만큼, 이번 FOMC에선 어떤 식으로든 이후 금리정책방향에 대한 시그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적 완화 종료=긴축 전환’은 아닐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아직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Fed의 채권매입은 중단되더라도 곧바로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아주 서서히 긴축 정책으로 전환할 거라는 메시지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 미국 달러와 국채의 향방
미 달러화와 국채가격(시장금리) 향방도 주요 관심사다. 미국 달러화는 단기적으로나마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비록 급격한 긴축으로 전환하지는 않는다 해도 양적 완화 조치를 중단하고 연말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거라는 신호를 준다면 적어도 달러 가치의 추가 약세는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큰 흐름에서의 달러 약세 기조는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적 완화 종료가 미국 국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미국 내에서도 공방이 치열하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양적 완화가 종료되면 대규모 매입자가 없어서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블랙록의 릭 리더 CIO는 “양적 완화 종료로 주식이나 다른 자산이 하락하면 오히려 국채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할 것”이라고 맞선다.
현재로선 핌코의 견해에 동조하는 시각이 좀 더 많아 보인다. 이창선 실장은 “국채를 사줄 곳이 줄어들면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것도 국채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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