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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가 칭찬하면 정치도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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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가 칭찬하면 정치도 춤을 춘다

입력
2011.04.26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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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퀴즈프로그램에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정답이 나올까.‘우리나라에 고래의날이 있다? 없다?’이 연재의 애독자들은 정답을 맞힐 것이다. 물론 ‘있다’가 답이다. 매년 4월 25일이 고래의날이다. 근대포경기지에서 대한민국 고래생태관광 1번지로 변신 중인 장생포라는 고래문화특구를 가진 울산 남구가 조례로 제정해 2009년부터 고래를 기념하고 있다. 고래의날을 결정하는 협상테이블에 나도 앉아 있었다. 고래가 바다에서 불법포획으로 대책 없이 죽어가던 때였다. 대다수 회의적이었지만 남구청장의 뜻은 분명했다. 울산에서 굴뚝 없는 공장이 고래관광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내 마음을 쿵하며 울렸다. 허나 장생포 유권자를 의식하는 정치권의 생각을 달랐다. 1, 2회 고래의날 축사는 고래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소리들이었다. 한심했다. 올해 3회 고래의날은 달랐다. 하나같이 ‘생태관광’의 목청을 높였다. 행사장에 앉아 고래에 대한 정치의 생각이 변하고 있는 것에 10년 넘게 매달려 있는 고래사랑도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 고래들이 먼저 읽었다. 고래의날 기념 고래문학제에 초대된 문인들을 모시고 떠나는 고래바다여행이 첫 해는 바다의 거부로 발이 묶이고, 2회 때는 출항은 했으나 보지 못했다. 이번엔 달랐다. 3,000여마리로 추정되는 참돌고래 떼가 자축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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