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바흐의 ‘푸가의 기법(The Art of Fugue)’을 현악 4중주로 연주하는 건 처음일 거에요. 창단 연주회부터 했으니 앞으로 계속해서 완주할 생각입니다.” 제1바이올린 주자 최해성(35)씨의 각오가 단단하다.
1년 전 서울시향 소속 여성 현악 주자 4명이 결성한 가이아(Gaia)콰르텟은 두 번째 연주회 ‘영원한 봄(Eternal Spring)’을 준비하느라 하루가 짧다. “모두 10년 넘게 해외 생활을 한 데다 앙상블 음악에 대한 희망이 간절했던 덕에 즐겁게 하고 있어요.”
최씨와 정지예(27ㆍ바이올린) 박은주(33ㆍ첼로) 김성은(32ㆍ비올라)씨는 가이아콰르텟을 만들고 보니 인간적으로도 너무 친해지게 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살벌한 프로들의 세계에서 가외의 그룹을 유지한다는 일은 힘들지만 그래도 현실적으로 같은 직장에 있다는 장점에 비길 바 못 된다.
“앞으로 레퍼토리를 다양화해 나갈 생각이에요. 시대나 스타일에 따라 저희 나름대로 분류해 연주회를 만들어 나갈 거에요.” 한국 현악 4중주단의 역사에서 새 빛을 예감하는 이유다. “이번 메뉴인 스트라빈스키의 ‘현악4중주를 위한 콘체르티노’ 같은 곡은 작가가 ‘봄의 제전’을 쓰고 신고전주의로 나아가는 과도기에 나온 곡이죠. 바이올린이 들려줄 긴 카덴차 부분이 매력적이죠.”
국내에서 처음 시작했던 만큼 대곡 ‘푸가의 기법’에 대한 애착이 짙다. “이제 4성부는 다 뗐으니 앞으로는 2, 3 성부를 저희에게 맞게 편곡해서 다 마쳐야죠.” 9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갖게 될 가칭 ‘Secret Fall’이란 제목의 테마 콘서트가 이들만의 세 번째 무대가 될 것이다. “문학과 인연이 깊었던 브람스나 야나첵의 음악을 선보이게 되겠죠.”
5월 2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515_5123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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