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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版 '쇼생크 탈출'… 탈레반 등 470여명 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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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版 '쇼생크 탈출'… 탈레반 등 470여명 탈옥

입력
2011.04.2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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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교도소 외곽서부터 320m 땅굴 파 미군 철수 일정에 영향 미칠 수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주의 한 교도소에서 탈레반 조직원 등 500명 가까운 재소자가 땅굴을 파서 탈옥하는 일이 발생했다. 탈주의 규모와 방식이 기상천외한데다 아프간 주둔군 철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아프간 칸다하르 교도소의 굴람 다스타지르 마야르 소장의 말을 인용해 470여명이 교도소 밖으로 이어진 지하 땅굴을 통해 탈출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이번 사건을 주도했으며, 교도소를 탈출한 재소자는 541명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세프 아흐마디는 성명에서 "수감자들이 아니라 탈레반 조직원들이 지난 5개월간 교도소 남쪽 외곽에서 시작해 교도소 안까지 320m의 땅굴을 팠다"고 밝혔다. 땅굴은 24일 밤 11시쯤 완성돼 이때부터 25일 새벽 3시30분까지 약 4시간 반에 걸쳐 재소자들을 탈출시켰다고 주장했다. 탈옥자 중 106명은 탈레반 사령관급이며, 이들은 차량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킬 만한 탈주극이 벌어지자 아프간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대변인인 와히드 오메르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며 "심각한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탈레반 전문가인 와히드 무흐다는 "간수들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내부 공모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교도소에선 2008년 6월에도 탈레반의 폭탄 공격을 받아 탈레반 조직원 등 1,000여명이 탈출한 바 있다.

AFP통신은 이번 대탈옥이 아프간 철수를 서두르고 있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7월부터 아프간에서의 점진적 철수를 계획하고 있는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칸다하르 등 남부지역에서 수세에 몰렸던 탈레반은 이번 탈옥으로 기세를 올리면서 아프간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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