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펀드'로 불렸던 일본펀드가 지진 후 재건 기대감을 업고 약 4년 만에 다시 출시됐다. 일본펀드는 2007년 해외펀드 열풍과 함께 상당한 자금을 모았지만 설정 이후 제대로 수익을 올린 적이 없어 '못난이 펀드'로 불려왔다.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일본의경쟁력부품소재펀드'를 내놓았다. 미래에셋 자체로 일본펀드 출시는 4년여 만의 일이며, 업계 전체로도 2007년 9월 'KB일본블루칩셀렉션펀드' 이후 3년 8개월만이다. 이 펀드는 일본기업이 강점을 갖는 부품, 소재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세계적인 경쟁력, 해외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에 골라 높은 수익률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슈로더자산운용도 '재팬 알파 증권 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증시에 상장된 가장 우수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종목을 분석, 30여개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한다. 이 외에 유진자산운용과 피델리티운용도 일본펀드 출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펀드에 대한 세제 혜택이 도입됐던 2007년, 일본펀드도 '잃어버린 10년'을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엔고(高)'와 디플레이션이 찾아오며 일본 경제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이에 따라 2007년 5월18일 3조1,105억원에 달했던 일본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21일 기준 5,61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일본 펀드에 대한 관심은 역설적으로 국가적 대재난인 지진 이후에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일부 일본펀드는 환매가 계속되지만, 최근 일본 펀드의 설정액이 1개월 동안 257억원 순증했다. 연초 이후 닛케이지수는 5.31% 하락했지만, 최근 1개월은 5.20% 상승해 일본펀드 평균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지진 효과를 노리고 펀드가 나오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펀드에 투자한다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은 저성장 국가고, 여전히 지진 위험이 있어 다른 유망펀드가 많은 상황에서 투자를 권유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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