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PC)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며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의 애플과 한국의 삼성전자가 맞소송을 벌이게 됐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애플 코리아를 상대로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일본 도쿄(東京)와 독일 맨하임 법원에도 애플의 특허침해에 관해 제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삼성전자의 데이터분할전송, 전력제어, 전송효율, 무선데이터통신 등 10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이 특허 침해 사례를 우리나라와 일본, 독일 법원에 각각 5건, 2건, 3건 등으로 나눠 제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3개국에서 소송을 낸 것은 해당 특허권이 등록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제소는 앞서, 애플로부터 먼저 공격 받은 디자인 관련 소송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등이 자사제품인 아이폰 및 아이패드 등을 모방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특허권과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이 미 법원에 낸 소장을 검토한 결과 애플의 주장이 일방적이었다"며 "애플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증거를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한편으론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해 애플은 삼성전자에서 78억달러(한화 약 8조5,210억원) 규모의 액정화면(LCD)과 반도체를 구매할 전망이다. 이 경우, 애플은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부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양 사의 이번 특허권 분쟁은 이제 막 대중화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견제하고 있음을 표면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