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박인식)는 22일 노부부를 폭행하고 부인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미군 L(20) 이병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는 1992년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윤금이 사건' 이후 주한미군에 대한 가장 엄한 처벌이며 개정된 SOFA(한ㆍ미 주둔군 지위협정) 규정이 적용된 뒤로는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정집에 침입해 피해자들을 폭행하고 강간까지 시도한 것은 굉장히 중한 범죄"라며 "범행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고 합의가 안 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L이병은 올 2월 26일 오전 9시께 술을 마신 상태에서 경기 동두천시 김모(70)씨의 집에 들어가 김씨 부부를 둔기로 때리고 부인(64)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달아났다. 경찰은 사건 현장 부근에서 배회하던 L이병을 붙잡았지만 미군 헌병대에 인계하지 않고 직접 사건을 수사했다. 당시 미군 2사단장은 "개탄스러운 사건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한미 당국은 2001년 SOFA를 개정해 주한미군의 비공무 중 범행에 대해서는 한국이 1차적 형사재판권을 갖고, 살인ㆍ성범죄 등 12개 '중대 범죄'의 경우 미군 측에 범인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기로 했다.
의정부=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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