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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베스트셀러 30년' 시대의 욕망 숨어있는 우리들의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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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베스트셀러 30년' 시대의 욕망 숨어있는 우리들의 베스트셀러

입력
2011.04.2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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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30년/한기호 지음/교보문고 발행ㆍ464쪽ㆍ1만8,000원

현대판 홍길동 장총찬이 다양한 무예로 온갖 사회악에 대항하며 맞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김홍신의 <인간시장> . 이 소설은 한국 출판 역사상 최초의 공식적 밀리언셀러다.

5권짜리인 이 책은 1981년부터 6개월마다 1권씩 나와 83년 가을에 100만부를 돌파하고 모두 560만부나 팔렸다. '스물두 살의 자서전'이란 제목으로 주간한국에 연재되던 것을 책으로 펴내면서 제목을 바꿨는데 군사정권 하에서 지치고 힘든 삶을 살던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다.

한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사회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이 쓴 <베스트셀러 30년> 은 81년부터 30년간 한국에서 탄생한 베스트셀러와 이를 낳은 한국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한국 서점의 역사는 1897년 남대문로에 세워진 회동서관을 시작으로 110년에 이르고, 베스트셀러 목록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2년부터다. 그러나 현재까지 베스트셀러를 집계하고 있는 목록 중에서 가장 오래 된 것은 81년부터 시작한 교보문고의 것이다. 이 책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목록을 기준으로 81년부터 2010년까지 매해 등장한 베스트셀러를 정리하고, 10년마다 나타나는 시대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저자는 지난 30년간이 89년 동구권 사회주의국가 몰락, 97년 외환위기와 세기말 정서 등을 계기로 10년 단위로 시대가 확실히 구분된다고 본다. 80년대 군사정권하에서는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 조정래의 <태백산맥> , 황석영의 <장길산> 등의 문학을 통해 은유적으로 발산됐다. 그러나 뜨거운 투쟁의 열기를 식혀 주는 서정윤의 <홀로서기> , 이해인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의 서정시가 유행하기도 했다.

국가경제의 흥망이 교차했던 1990년대 초반에는 김우중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등 성공을 꿈꾸었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후반에는 잭 캔필드의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 ,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 등으로 위안거리를 찾았다. 동구권 몰락으로 이념 지향의 책들은 급격하게 퇴조했다. 자가용 700만대를 넘어선 시점에 여행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는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2000년대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개인이 부상하면서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 론다 번의 <시크릿> 등 자신의 힘으로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미국산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01년 이후 이들 서적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저자는 "베스트셀러에는 당대 사람들의 욕망을 정확히 반영하게 마련이다. 이 책을 통해 81년 이후 30년 동안 우리의 욕망이 무엇이었는지를 추적해 볼 수 있다"고 적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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