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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현장을 가다] <4> 분당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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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현장을 가다] <4> 분당 을

입력
2011.04.22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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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최대 접전지인 경기 성남 분당을. 선거를 불과 이틀 앞둔 시점에서도 전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는 당의 이름을 앞세우고, 민주당 손학규 후보는 경기지사 전력을 내세우며 마지막 표 몰이에 여념이 없었다.

한나라당 강 후보는 25일 오전 11시20분 분당구 정자동 LH본사를 찾아 노조원들과 마주앉았다. 이지송 LH사장이 문앞에서 마중했지만, "노조부터 봐야 한다"며 노조사무실로 직행했다. 공기업이 밀집한 분당의 화이트칼라 노심(勞心)을 겨냥한 것이다.

한나라당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 점퍼를 입은 강 후보는 '정주 여건을 마련한 뒤 본사를 일괄 이전해야 한다'는 노조 주장에 동의를 표하며 "지난 정부에서 국가적인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시킨 탓"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의 한나라당 신영수 강성천 의원 등이 합류했다.

나경원 최고위원 등이 가세한 오후 유세에서 강 후보는 "민주당이 포퓰리즘으로 종합부동산세 폭탄보다 더한 세금을 중산층에게 가하려 한다"고 보수층 표심을 파고 들었다.

비슷한 시각, 손 후보는 선거운동원 한 명만 대동하고 유세차량에 올라 막바지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여전히 '나홀로 선거'에 주력하고 있었다.

그는 오전8시10분부터는 4시간30분 동안 차량을 떠나지 않았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손 후보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기도지사' 경력을 내세웠다. 주부 손모(39)씨가 송전탑 철거 민원을 제기하자 "경기지사 때 1,300억원을 들여 송전탑 지중화 사업을 확정해 내년이면 완전 철거된다"고 답했다. 손 후보는 아무래도 분당이 여당 텃밭임을 감안한 듯 과도한 정권심판론 대신 지역 도서관 건립과 아파트 리모델링 활성화 등 지역공약 홍보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변해야겠다고 생각하시면 꼭 찍어주세요"라며 투표 참여 독려도 잊지 않았다.

사생결단의 배수진을 친 두 후보의 선거전만큼이나 지역 표심은 팽팽했다.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분명한 이유를 대면서 한 쪽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모(57ㆍ분당동)씨는 "여당이 분당마저 지면 국정이 흔들린다. 한나라당이 잘못했다고들 하지만 민주당에 나라를 맡길 순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이모(49ㆍ구미동)씨는 "분당이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건 옛말이다. 손학규라면 분당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분당은 국회의원 선거만 따져도 16대부터 한나라당이 내리 세 번 당선된 지역. 가히 여당 텃밭이라 할 만한 곳이다. 후보별 지지도에선 강 후보와 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정당지지도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김모(73ㆍ금곡동)씨는 "여당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아직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는 건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강 후보 지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한나라당 텃밭 개념이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희석돼 있었다. 적잖은 주민들이 "이전과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는 손 후보를 찍겠다는 박모(53ㆍ금곡동)씨는 "한나라당이 그간 해온 일에 대한 당연한 반대급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후보의 팽팽한 대치 속에서도 "여야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서 무소속 이재진 후보를 찍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었다. "분당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는 여야 두 후보의 호소처럼 어떤 선택이든 정치판의 거대한 후폭풍이 불가피한 분당을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성남=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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