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마르탱 유럽정책센터 소장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정책센터 한스 마르탱(사진)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닥칠 인구구조 변화 또한 EU가 극복해야 할 커다란 위험요소"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상태라면 유럽은 죽어가는 대륙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구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가.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은 유럽의 미래에도 심각한 문제다. 단적인 예로 유럽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독일 인구가 현재는 유럽 내 1위(8,200만명)지만 2060년에는 영국, 프랑스에 이어 3위(7,000만명)로 주저 앉을 전망이다. 독일의 경제활동 가능 인구(15~64세)는 올해를 100으로 봤을 때 2060년에는 70 정도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경제의 동력이 약해진다는 의미다."
-독일만의 문제는 아닐텐데.
"유럽연합 전체로도 2060년에는 경제활동인구가 현재의 80% 수준까지 줄어든다. 당분간은 지금처럼 이민정책 등으로 버티겠지만 향후 상당한 경쟁력 저하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젊은 층이 져야 할 부담도 커질 듯 싶다.
"미래 세대의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폴란드 같은 나라는 현재 젊은 층이 소득의 40% 정도를 노인층 부양에 쓰고 있으나 2060년에는 90%를 쏟아 부어야 한다. EU 전체로도 이 비율은 50%에서 80%로 크게 뛸 전망이다."
-대책은 없나.
"가장 확실한 대책은 출산율 향상이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보다 적극적인 이민 수용이나 은퇴연령 연장, 생산성 제고 같은 보완책은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이 역시 회원국들의 이해가 달라 정치적으로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겪는 재정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텐데.
"유럽에 처음 연금이 도입될 당시 정책 입안자들의 연령구분은 0~15세까지가 학습연령, 16~65세가 노동연령, 그 다음 70세까지가 연금 지급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연령대가 이미 0~25세, 26~65세, 66~85세로 바뀌었다. 연금을 줘야 하는 기간은 5년에서 20년으로 대폭 늘었는데 경제활동 기간은 10년이나 줄었다. 꼭 남유럽이 아니라도 각국의 재정은 머지않아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브뤼셀=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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